"가격 경쟁력 좋고 환경오염 우려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연구팀이 맥주 등 술을 만드는 데 쓰이는 양조용 효모의 유전자를 조작해 대마의 약효 성분인 칸나비노이드(cannabinoid)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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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제이 키슬링 교수팀은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효모의 유전자를 조작해 대마에 들어있는 주요 약효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과 칸나비디올(CBD) 등 칸나비노이드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은 현재 미국 10개 주와 워싱턴DC에서 합법화돼 있으며, 화학요법 후 메스꺼움을 줄이거나 AIDS 환자의 식욕 증진 등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칸나비디올은 어린이 간질발작 치료제로 승인됐고, 파킨슨병·만성 통증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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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슬링 교수는 "대마에는 이런 약효 성분 등 100여가지가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함유량이 너무 적어 추출이 어렵고 고가여서 의료용 사용은 물론 연구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키슬링 교수팀은 양조용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에 대마의 유전자를 주입, 효모 스스로 생합성을 통해 칸나비노이드를 생산하도록 했다.
효모는 일반적으로 포도당이나 갈락토스 같은 당을 흡수, 대사를 통해 알코올을 만들지만 대마 유전자가 주입된 효모는 갈락토스를 이용해 칸나비노이드의 전구체인 올리베톨산(olivetolic acid)을 만든다.
올리베톨산은 중요한 칸나비노이드 물질인 칸나비제롤산(CBGA)으로 전환되고, 칸나비제롤산에서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산(THCA)과 칸나비디올산(CBDA) 같은 칸나비노이드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또 이 연구에서 또 화학적으로 변형된 THCA 같은 합성 칸나비노이드를 갈락토스 대신 지방산을 이용해 만드는 방법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키슬링 교수는 "(칸나비노이드를 효모를 이용해 생산하는 것은) 흥미로운 과학적 도전이었다"며 "대마에서 추출하는 것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더 좋고 생산자들은 대마 재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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