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 무너지는 상생'…광주전남혁신도시 갈등 점입가경

입력 2019-02-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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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 무너지는 상생'…광주전남혁신도시 갈등 점입가경
공동발전기금 조성 놓고 "내 놔라 vs 못 내" 지자체끼리 소모전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빛가람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 조성을 둘러싸고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이 낸 지방세의 공동발전기금 조기 조성에 나주시의 부정적 입장이 바뀌지 않자, 혁신도시 거주 주민이 낸 지방세까지 기금운용에 활용하자며 광주시가 더욱 강경한 요구로 맞서고 나섰다.
공공기관과 지역주민이 낸 돈을 놓고 혁신도시 상생의 정신은 사라지고 지자체가 꼴사나운 다툼만 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지역 관가에선 "입만 벌리면 상생을 외치던 시도가 결국 돈 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28일 광주시, 전남도, 나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광주시는 전남도와 나주시에 혁신도시 내 민간으로부터 거둬들인 지방세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에 들어간 비용 때문에 공공기관 지방세를 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으로 당장 내놓기 힘들다는 나주시의 태도가 완강하자 광주시가 맞불로 내놓은 안이다.
정주여건 개선비용을 전남도가 혁신도시에서 거둬들인 민간 지방세로 충당하고 공공기관 지방세는 발전기금으로 조성하자는 내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민간분야 지방세를 나주시에 지원하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상생 협약의 약속을 이제는 지켜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하지만 광주시의 이같은 요구는 사실상 민간이 낸 지방세까지 공동발전기금으로 활용하자는 것으로 전남도와 나주시는 받아들이고 있다.
공공기관이 낸 지방세 680억원의 발전기금 조성이 여의치 않자 광주시가 혁신도시 주민 등이 낸 지방세 2천900억원까지 발전기금으로 쓰려고 한다는 것이 전남도와 나주시의 시각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그동안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비용으로 도가 450억여원을 이미 지원했다"며 "지방세를 그런 식으로 사용하자는 광주시의 주장은 규정에도 맞지 않는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광주시, 나주시, 전남도는 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 활용을 놓고 양보 없는 설전을 이어왔다.
최근에도 이용섭 광주시장이 한전 KDN에서 열린 제8차 빛가람혁신도시 공공기관장협의회에서 논란의 책임을 나주시에 돌리며 기금 조성을 서둘러 줄 것을 압박했다.
이 시장은 "혁신도시 조성 비용을 이유로 나주시가 2023년 이후에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광주와 전남이 공동혁신도시를 합의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나주시가 전향적인 사고를 갖고 기금 조성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나주시는 이에 대해 지난 26일 "아직 이르다"며 이 시장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나주시는 "빛가람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투입한 비용이 공공기관으로부터 징수한 세금보다 훨씬 많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몇 년간은 계속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은 2006년 혁신도시 유치 당시 혁신도시 성과 공유를 위해 이전 공공기관이 납부한 지방세를 재원으로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협약을 지자체끼리 했다.
광주시는 그동안 협약 이행을 위해 공공기관이 납부한 세금 전부를 공동발전기금으로 즉시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나주시는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투입한 비용이 공공기관으로부터 징수한 세금보다 훨씬 많아 당장 공동발전기금을 조성하기 어렵다는 태도로 맞서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빛가람혁신도시로 본격적으로 이전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전남도와 나주시가 징수한 세금은 680억 원이다.
나주시는 혁신도시 악취 해결을 위한 축사 폐업 보상 등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1천962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시는 나주시가 내놓은 1천962억원이란 사업 규모조차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어 이를 둘러싼 지자체간 다툼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b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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