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릴수록 적자" 멈춰선 한전 본사 옥상 풍력발전기 '애물단지'

입력 2019-02-28 16:36   수정 2019-02-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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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릴수록 적자" 멈춰선 한전 본사 옥상 풍력발전기 '애물단지'


(나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신재생에너지의 상징으로 한국전력 본사 옥상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발전량보다 오히려 소비전력량이 더 많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풍력발전기 운영을 중단했지만, 철거비용도 만만치 않아 방치하고 있는 처치다.
28일 한전의 내부감사결과에 따르면 본사 사옥 풍력발전기 3대의 발전량이 타 신재생설비(지열, 태양광 등)에 비교해 미미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본사 사옥 자체 전력소비량의 40%를 지열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받고 있지만, 풍력발전기의 발전량은 자체 전력소비량에도 못 미치는 극히 미미한 수준(월별 0.4∼0.5kWh)이다.
한전 관계자는 "풍력발전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초속 3.39m 이상의 풍속이 필요하지만, 나주지역 풍속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며 "풍력발전기를 운영하려면 대기 전력이 필요한데, 현재 발전량이 발전기 운영에 필요한 소비전력에도 미치지 못해 매달 10여만원의 적자비용과 연간 360만원의 유지관리비만 투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이에 따라 풍력발전기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철거도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본사 옥상에 설치한 발전기 철거비용이 만만치 않아 철거는 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초 설치 당시부터 발전량이 아닌 전력소비량 데이터가 외부기관에 잘못 전송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외부에서는 턱없이 낮은 발전량 대신 풍력발전기의 전력소비량을 실제 발전량으로 오해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졌다.
담당 부서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해 8월 뒤늦게 인지했음에도 정상화 조치를 하지 않는 등 발전량 데이터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전 감사실 관계자는 "풍력발전기의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비용, 전기설비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상징성만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며 "풍력발전기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방안(철거, 재활용, 존치방안 등)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개선 조치를 요구했다.
pch8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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