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한식 뷔페, 점포 줄이고 고급화 전략 승부수

입력 2019-03-02 06:15  

'사면초가' 한식 뷔페, 점포 줄이고 고급화 전략 승부수
"경기불황·간편식 트렌드에 설 곳 잃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한때 외식업계를 주름잡던 한식 뷔페가 경기불황과 트렌드 변화 등으로 침체 일로를 겪자, 업계가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한식 뷔페 '계절밥상'의 매장 수는 2016년 말 45개에서 2017년 말 54개로 늘어났지만, 지난 연말 기준 29개로 급감했다.
불과 1년 만에 전국 매장 가운데 절반 가까이 사라진 셈이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올반' 역시 2014년 2개에서 2015년 13개, 2016∼2017년 15개로 매장 수를 늘려나갔다가 현재 12개로 후퇴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이를 두고 "수익 구조 개선 및 내실 강화를 위한 사업 구조 개선 차원"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삼아 매출이 부진한 매장은 영업을 종료하고, 수익이 좋은 매장은 특화 매장으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식 뷔페의 매출이나 수익이 예전 같지 않아 '덩치'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한식 뷔페가 정체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신규 출점이 제한된 데다, 경기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1인 가구가 늘어나 간정간편식 구매가 늘어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외식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돼 대기업은 역세권 100m 안쪽이나, 연면적 2만㎡ 이상의 복합 시설에만 신규 점포를 낼 수 있는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또 새로 선정하는 생계형 적합업종에 포함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는 등 사업 확대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그간 1만∼2만 원대 가격을 내세워 상대적으로 낮은 문턱을 자랑해왔지만, 20∼40대를 중심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바람이 불면서 '뷔페'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수천원, 많아야 1만 원대로 살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이 고급 레스토랑 못잖은 품질을 갖추면서 이 같은 경향이 심화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가격을 올리더라도 요리의 '격'을 높여 소비자가 기꺼이 지갑을 열도록 유도하거나, 아예 한식 뷔페 브랜드로 가정간편식을 내놓는 등 저마다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계절밥상'은 지난해 연말 여의도 IFC 점을 즉석조리를 강화한 '라이브 스튜디오 8'로 개편했다. 즉석에서 닭고기·돼지고기 메뉴를 제공하고, 새우와 가리비 등 인기 해산물을 요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매장은 성인 평일 점심 기준 가격이 다른 매장보다 1천원 비싸지만, 개편 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뛰었다.
CJ푸드빌은 "식사 시간대에는 대기 고객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여의도 IFC몰 내 인기 맛집으로 통한다"고 소개했다.
'올반'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점을 지난 연말 '올반 프리미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곳은 팔도 한식을 맛보는 '한옥', BBQ 코너 '붓처스', 주문 즉시 메뉴를 만들어주는 '더 라이브' 등을 갖췄다.
신세계푸드는 "국내 최대 규모 '라이브 그릴 뷔페'라는 주제에 맞춰 매장 곳곳에 주문 즉시 만들어 제공하는 철판 함박 스테이크, 장어 솥밥, 촙스테이크, 양념목살구이, 삼겹살 등을 선보이며 맛의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매장 디저트 판매대는 커피 전문점 '폴바셋'과 떡 전문점 '종로복떡방'과 제휴해 품질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매장의 가격은 성인 주말 기준 일반 매장보다 1만2천원이나 비싸다. 그러나 지난달 기준 매출이 개편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올랐다.

신세계푸드는 아예 2016년부터 생산하는 가정간편식에도 '올반'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 탕, 김치, 소스, 안주 등 200여 종으로 400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푸드는 "'올반' 간편식 브랜드의 성장으로 식품 제조부문 매출액이 2015년 330억원에서 2016년 750억원, 2017년 1천450억원, 지난해 2천173억원 등으로 급성장했다"며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15%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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