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2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살만 사우디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고 미 백악관이 밝혔다.
쿠슈너 고문은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대이란 특사,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중동특사와 함께 중동을 순방하고 있다.
그는 무함마드 왕세자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만남은 특히 지난해 10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처음 이뤄졌다. 사우디 정부가 극구 부인하는 데도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는다.
쿠슈너 고문은 사우디에 이어 27일 터키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도 만났다. 터키는 카슈끄지가 살해된 장소로, 터키 정부는 이 사건에 관련한 내밀한 정보를 가장 많이 확보한 나라다.
터키는 이 정보를 언론을 통해 조금씩 흘리면서 지난해 말 사우디를 곤경에 몰아넣었다.
따라서 쿠슈너 고문이 사우디, 터키를 연속으로 방문함으로써 카슈끄지 사건으로 껄끄러워진 양국 관계를 조율하고 곤경에 처한 사우디와 무함마드 왕세자를 대변했을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2월 "쿠슈너 고문이 개인적으로도 자주 연락하는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카슈끄지 사건 이후 '조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인터뷰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전적으로 투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매우 매우 심각한 혐의이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쿠슈너 고문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전담하는 만큼 이스라엘과 중동의 주도국인 사우디, 터키를 찾아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을 위해 모종의 제안을 했을 수도 있다.
그는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중동의 관련국을 돌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경계 확정 등 팔레스타인의 '최종 지위' 문제에 관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슈너 고문은 '대이란 공동전선'을 고리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마무리함으로써 이란의 입지를 좁혀 압박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는 인물이다.
그는 최근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분쟁을 해결하는 미국의 제안을 다음달 9일 이스라엘 총선 이후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최대 적성국이면서, 팔레스타인의 강력한 후원자다.
백악관은 쿠슈너 고문의 사우디 방문과 관련해 27일 낸 성명에서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증진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주선하려는 미 행정부의 노력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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