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결렬] 트럼프, 시종 무거웠던 '38분 회견'…"제재 때문" 콕 찍어 설명

입력 2019-02-28 20:06   수정 2019-02-2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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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담판 결렬] 트럼프, 시종 무거웠던 '38분 회견'…"제재 때문" 콕 찍어 설명
코언 파문 질문에 불쾌한 표정 지으며 "끔찍"…회견 마친 뒤 곧장 숙소 떠나 귀국길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북한이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이 발목을 잡은 것인가"(기자)
"제제에 관한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전체적인 제재 해제를 원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북미 핵(核) 담판이 갑작스럽게 무산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합의가 불발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마디로 '제재 때문이었다'고 답변했다.
예상대로 제재 문제가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제재 '완화'(relief) 대신 '해제'(lift)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실제 북한이 '제재 완화'가 아닌 '해제'를 요구한 것인지, 아니면 애초 질문한 기자가 '해제'라는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답변에서 같은 용어를 사용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결국 제재를 놓고 양측 이견 차가 여전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다 포기해야 한다",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방안이 중요하다"며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2차 핵담판 결렬…트럼프가 밝힌 속내 / 연합뉴스 (Yonhapnews)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인도·파키스탄의 무력충돌, 베네수엘라 유혈사태 등 북핵 문제가 아닌 다른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또 자국 내에선 본인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러시아 스캔들' 의회 청문회가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 "중요한 정상회담 기간에 가짜 청문회를 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서는 "군사훈련은 오래전에 포기했다", "수억 달러를 군사훈련에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국이 조금 더 지원해줘야 한다"는 등 민감한 발언도 이어갔다.
갑작스러운 회담 결렬에 이날 기자회견은 시작부터 차질을 빚었다.
당초 계획된 일정에 따르면 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이날 기자회견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6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단독정상회담, 확대정상회담이 끝나고 난 뒤 업무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백악관은 기자회견도 오후 4시에서 2시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그러자 프레스센터에서 대기하던 외신기자들 사이에서도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마이크를 잡고 "불길한 조짐이 있다"라는 인터뷰를 하자 미 정부 관계자인 줄 알고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갔으나 발언 당사자가 기자로 밝혀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장 입장이 지연되면서 회견도 아예 취소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5분 늦은 2시15분부터 53분까지 약 38분 간 회견을 진행했다.
무려 65분간이나 진행했던 작년 1차 정상회담 기자회견에 비하면 시간은 짧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비교적 소상히, 특유의 시원스러운 화법으로 빗발치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지만 표정은 회견 내내 무거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이 끝난 뒤 곧바로 숙소를 떠나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을 이륙, 귀국길에 올랐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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