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빈손회담' 후 첫 공개석상…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만찬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핵담판'을 결국 빈손으로 마무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이틀간의 베트남 '공식친선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이번 일정은 김 위원장의 조부 김일성 주석의 1958·1964년 베트남 방문 이후 55년 만에 이뤄지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베트남 양자 방문이다.
동시에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나선 공식석상에서 어떤 행보와 발언을 내놓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1일 오후 베트남 주석궁 앞에서 이뤄질 의장사열 등 환영행사에 이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북한과 베트남은 그동안 이념을 기반으로 유지해오던 사회주의 국가 간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실질적 교류·협력으로 발돋움시킬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의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쇄신)' 경험 전수를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방북한 베트남의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국가 건설, 사회·경제발전, 국제 통합 경험을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저녁에는 쫑 주석이 마련하고 양국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환영 만찬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및 만찬 석상에서 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서 베트남 정부가 각종 지원을 제공한 것에 대해 쫑 주석에게 감사를 표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합의 결렬로 끝난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김 위원장이 구체적인 발언을 할지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전날 북미정상회담이 종료된 후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머물며 두문불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작별하면서 활짝 웃는 모습이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됐다.
김 위원장이 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오전 중 '깜짝' 외부 시찰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이 경우 북미정상회담 결렬에도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찰 후보지로는 하노이 시내에 있는 '베트남-북한 우정 유치원'이나 베트남의 대표적 관광지인 하롱베이, 각종 산업현장 등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또 다른 베트남 방문 일정으로 예상돼 온 호찌민 전 주석 묘 방문은 다음 날인 2일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권력서열 2, 3위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과도 이날 만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밝혔다.
이어 그는 승용차로 중국 접경지역인 베트남 북부 랑선성 동당역으로 이동, 특별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오를 전망이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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