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매체 긴급진단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6·25전쟁의 주요 참전국 터키의 언론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주요 뉴스로 신속하게 보도하며 배경과 전망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28일(현지시간)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하노이 회담 결렬 사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 외에 터키 내 한반도 전문가들을 통해 그 의미와 전망을 소개했다.
국립 앙카라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알리 메르트한 뒨다르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누가 '보스'인지를 전 세계에 명백히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뒨다르 소장은 북한이 회담에서 요구한 바는 단기간 내에 실현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과 미국이 타협을 보려면 논의 주제를 좁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제 국제사회는 한국과 북한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한국의 역할이 북·미 협상의 미래와 의제 조율에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뒨다르 소장은 또 현 단계에서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약속은 담보되지 않은 수사 표현이라고 우려했다.
터키에서 대표적인 한국통으로 꼽히는 에르탄 괴크멘 앙카라대 교수(한국어문학)는 이번 회담이 최종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라며 '실패' 속단을 경계했다.
괴크멘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한국의 경제발전을 두번이나 언급한 것은 역사적 고백"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제재 해제와 양국 협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제재의 결과로, 그리고 북한의 의지로 핵 시설이 점점 폐기되고 제재도 완화되는 것을 올해부터 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터키 국영 방송 테레테(TRT)는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실패"를 제목으로 달아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을 중심으로 회담 결렬 소식을 보도했다.
TRT의 영어방송 테레테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 모습이 워싱턴에서보다 가라앉아 보였다고 묘사하면서, 전날 자신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하원 청문회 발언이 영향을 미쳐 '나쁜 거래'보다는 차라리 '거래 불발'을 택하게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레테월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와 달리 기자회견장에서 미국 언론보다는 외국 기자들에게 더 많은 질문기회를 준 것은 '코언 질문'을 덜 받기 위해서라고 추측했다.
터키 언론은 하노이 회담 결렬 소식을 전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다른 곳을 쳐다보는 두 정상의 모습이나 텅빈 오찬장 사진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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