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서부 최대 전력회사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이 지난해 86명의 목숨을 앗아가 미 캘리포니아주 재난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캠프파이어'를 일으킨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고 미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G&E는 이날 미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에서 "회사가 관리하는 전기시설이 2018년 캠프파이어의 발화점(ignition point)이었다는 점은 상당한 근거를 갖고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PG&E는 그동안 북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에 발화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목됐으나, 회사 측이 스스로 발화 책임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PG&E는 산불 발화 책임에 따라 회사 측이 105억 달러(약 11조8천억 원)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주주에게 알린다고 명시했다. 이날 PG&E 주가는 4.46% 폭락했다.
이 회사는 산불 발화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와 다른 기구의 조사 결과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PG&E의 송전선 일부가 산불이 최초 발화하기 15분 전에 끊어졌으며, 끊어진 전선에서 튀킨 스파크가 바짝 마른 수풀에 옮겨붙어 산불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카운티 전원도시 파라다이스를 폐허로 만든 캠프파이어로 86명이 숨지고 가옥·건물 1만4천여 채가 소실됐다. 이 산불은 단일 산불 인명 피해로는 100년 만에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것으로 기록됐다.
존 사이먼 PG&E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극단적인 기상 조건에서 우리 고객과 커뮤니티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인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PG&E는 앞서 지난 1월 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신청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했다.
PG&E는 2017년 10월 44명의 목숨을 앗아간 '텁스파이어'에 대해서는 개인소유 전기장치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돼 일단 혐의를 벗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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