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용열차로 中관통시 4일 베이징 도착 가능
中,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성장률 목표 하향·경기부양책 제시할 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베트남을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설이 퍼지는 가운데 연중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는 3일 자문 회의인 정협의 개막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관례대로 정협 개막식에 이어 이틀 후인 오는 5일에는 중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가 개막한다.
특히 올해 양회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는 바람에 김정은 위원장이 귀국길에 베이징을 들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중 무역 협상도 막판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올해 양회는 중국 내부 상황보다 외부 변수에 휩쓸리는 분위기다.
1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양회의 시작을 알리는 정협 연례회의는 3일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막을 올린다. 왕양(汪洋) 정협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상무위원회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이어 전인대 연례회의는 5일 오전 9시 개막해 1차 전체 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세 차례 회의가 열린다. 오는 5일 개막식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업무 보고를 통해 경제 성장률 목표와 경기 부양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2일 베트남 일정을 마무리한 뒤 전용 열차로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정협과 전인대 개막식 중간인 4일에 베이징에 입성해 시진핑 주석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한 소식통은 "베트남에서 김정은 전용 열차가 2일 오후 출발하면 4일 오전 또는 오후에 베이징에 도착할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깜짝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북한의 중국 담당인 리길성 외무성 부상이 전격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난 것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라는 해석이 있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은 리 부상의 방중이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 행사 협의차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으나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날 그가 베이징에 온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양회 기간 중국 지도부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열차나 전용기 편으로 곧바로 평양으로 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대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이징을 방문해 북미 회담 결과를 설명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정은 변수'와 더불어 미·중 무역 갈등마저 해소되지 않음에 따라 올해 전인대 연례회의에서는 경제 목표를 제대로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휘청거려 류허(劉鶴) 부총리 등이 올해 전인대 연례회의 직전까지 미국과 합의 초안이라도 도출하려고 했으나 실패해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인대 연례회의에서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지난해 6.5%보다 낮은 6%대 초반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 하방 압력에 대처할 방침이라 재정 적자 수준도 상당히 늘릴 전망이다.
인프라 건설용 지방정부 채권 발행 확대를 통한 부양책 규모도 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전인대 연례회의에서는 국가 기구 개편, 헌법 개정, 주요 인사 조정 등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절대 권력을 한층 강화할 수도 있다.
중국은 지난해 전인대 연례회의에서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시 주석의 종신 집권을 가능하도록 헌법을 고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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