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사죄하라' 3·1절 부산 노동자상 경찰 대치후 임시 설치(종합)

입력 2019-03-01 18:11  

'일본은 사죄하라' 3·1절 부산 노동자상 경찰 대치후 임시 설치(종합)
일본영사관 100m 떨어진 정발장군 동상 앞에 자리
주최 측 "부산시·동구청 노동자상 설치 위치 협상하자" 제안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3·1절인 1일 부산 시민단체가 일본총영사관 앞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설치하는 대신 100m가량 떨어진 정발 장군 동상 앞에 임시로 설치했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 노동자상을 설치하려다가 경찰에 가로막혀 실패한 시민단체는 이날 노동자상 재설치를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상을 제의했다.
적폐청산·사회 대개혁 부산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 동구 초량동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과 함께하는 3·1운동 100주년 부산시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유서 깊은 정발 장군 동상 앞에서 부산시민과 강제징용 노동자상과 함께 친일역사를 청산하고 자주와 평화의 새로운 100년을 이야기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고 김복동 할머니 유언처럼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며 일본은 역사 앞에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집회 현장에는 지난해 5월 1일 노동절 대회 행사 때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설치하려 했던 노동자상이 등장했다.

집회에 참여한 200여 명이 인도를 이용해 영사관으로 향하다가 경찰과 1시간가량 대치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나라 주권을 살리고 민족 주권을 지키고 자주와 평화의 길을 가는데 민과 관이 같이 해야 한다"며 "부산시장과 동구청장이 나와서 노동자상 설치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협상하자"고 제안했다.
주최 측은 "경찰과 동구청은 정발 장군 동상 앞에 임시로 설치된 노동자상을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지 마라"고 경고했다.
경찰은 2천명을 배치해 시위대가 인도로 행진하는 것을 차단하고 일본영사관 주변을 둘러싸는 조치를 했다.

부산 노동자상은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설치되지 못하고 일본영사관 인근에 한 달 넘게 놓여 있다가 지난해 5월 31일 관할 부산 동구청에서 행정대집행으로 철거한 뒤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으로 옮겨졌다.
시민단체는 역사관으로 옮긴 지 34일 만인 지난해 7월 4일에 노동자상을 돌려받았고 파손된 부분을 수리해 이날 임시로 정발 장군 동상 앞에 설치했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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