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촛불혁명' 비유는 3·1 운동 정신 왜곡"
하노이 담판 결렬 공식 논평은 안내…"안타깝게 생각"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유한국당은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문재인정부가 선열들이 물려준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트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하노이 담판 결렬'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섣불리 정부·여당을 공격했다가 담판 결렬을 바란 듯한 인식을 심어주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우리 선열들이 열망했던 대한민국이 위기로 둘러싸여 있다. 나라가 매우 어렵다"며 "선열들이 남겨주신 고귀한 뜻을 되새기고 하나가 되어 오늘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편협한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3·1 운동을 편의적으로 재단하고 '촛불혁명'의 기원 운운하는 것은 3·1 운동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3·1 운동의 정신을 왜곡하는 부적절한 비유"라고 말했다.
3·1 운동은 그 시대의 촛불혁명이라는 여권의 주장을 비판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억압이 아닌 자유, 분열이 아닌 통합, 폭력이 아닌 비폭력의 3·1 운동의 정신이 특정세력에 의해 독점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3·1 운동으로 한반도는 제국에서 민국(民國)으로 나아갔고, 중세에서 벗어나 근대로 진입했다"며 "이때의 외침들은 대한민국 건국으로 현실화했다"고 밝혔다.
조경태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확고히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3·1 운동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는 것"이라고 써 정부·여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전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의 담판이 결렬된 데 대해서는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았다.
전날 담판 결렬 직후 "아무런 합의나 진전 없이 회담이 결렬된 점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한국당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회담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짤막한 논평을 낸 게 전부였다.
실제로 한국당은 내부적으로 하노이 담판 결렬을 소재로 대여(對與) 공세를 취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담판을 소재로 공격에 나섰다가는 마치 한국당이 담판이 실패하기를 바랐던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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