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캬비크땐 회견도 못해…하노이 결렬이 성과의 토대 될수도"

입력 2019-03-02 08:39   수정 2019-03-02 08:43

"레이캬비크땐 회견도 못해…하노이 결렬이 성과의 토대 될수도"
1986년 레이건 수행한 아델만 前대사 기고…탄탄한 실무협상 필요 강조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났지만 오히려 이번 실패가 실무선에서의 탄탄한 협상으로 이어진다면 앞으로 있을 중대한 성과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전직 미국 당국자들의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케네스 아델만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트럼프의 실패한 하노이 회담이 우리 시대의 레이캬비크 회담이 될 수 있는 이유'라는 기고문을 실었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1986년 10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만났으나 아무 합의문 없이 돌아섰던 상황과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비교한 것이다.
레이캬비크 회담 당시 수행원이었다는 아델만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이라도 했지, 레이캬비크 회담 때는 그런 것도 없었다"며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너무 화가 나서 한동안은 누구도 그의 곁에 감히 접근할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그는 "걸어 나와버린 정상회담의 커다란 교훈은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서로가 할 말을 다 하며 충돌한 레이캬비크 회담의 실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소련이 중거리핵전력 감축에 합의하고 미·소가 핵전력을 급감시키게 됐다고 상기시켰다.
아델만 전 대사는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이 이후 늘 "레이캬비크 회담이 모든 걸 바꿨다"고 말할 정도였다며 "동틀 무렵이 가장 어두운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레이캬비크 회담 이후 자신을 비롯한 미·소 협상팀 사이에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든 실무논의가 이어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만나기 전에 실무협상팀의 탄탄한 기초작업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도 같은 날 미 NPR방송에 기고문을 보내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변장한 축복이었던 것으로 드러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개인적 친밀함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중단과 관련된 어렵고 복잡한 사안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준비를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입증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당혹을 피하기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적인 서명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합의가 무르익지 않으면 3차 북미정상회담에 동의하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보면서 사전 실무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으로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직접 달콤한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미 행정부를 우회할 수 없다는 걸 이번 실패가 보여줬을 것"이라며 "협상장을 걸어 나가버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김 위원장은 제재완화를 얻기 위해서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실무선에서의 거친 협상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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