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UAE 스마트팜 설립 100일…샤르자 장애인 일자리 창출·재활 효과 기대
(샤르자[UAE]=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샤르자 에미리트의 코르파칸. 석산과 모래로 둘러싸인 코르파칸 외곽에 약 600㎡(180평) 규모의 스마트팜(smart farm)이 나타났다.
스마트팜 안에서는 허리 높이의 재배기에서 바질, 애플민트 등 갖가지 허브와 적상추 등 채소가 수경 재배되고 있었다. 스마트팜 안 기온이 외부처럼 후덥지근해 허브가 잘 자랄지 의문이 들었지만 출입문 옆의 대형 환풍기를 켜자 이내 시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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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풍기 반대편 벽의 쿨링 패드도 허브가 잘 자라게 만드는 비결 중 하나다. 스마트팜 내 온도가 설정 수준을 넘으면 물이 쿨링 패드로 흐르고 쿨링 팬이 작동해 물을 증발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스마트팜 내부는 27~28℃를 유지한다. 쿨링 시스템은 80평 규모 에어컨 2대를 설치하는 것보다 에너지 비용을 약 70% 절감할 수 있다.
하우스 외부는 빛 투과율이 높으면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했고, 외부 열기가 유입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뽁뽁이'로 불리는 에어캡을 이용했다.
물과 영양액을 혼합해 재배시설로 자동 공급하는 양액 시스템이 적용됐고, 물을 재활용해 3천500명분의 식수를 아끼는 효과를 냈다. 이를 통해 농업용지와 관개시설이 부족한 UAE의 지리적 특성과 연 강수량 100㎜ 미만에 40도가 넘는 사막기후를 극복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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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마트팜의 놀라운 점 또 한가지는 현지 장애인들이 허브를 재배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허브를 재배할 수 있도록 재배기 높이를 맞추는 등 장애인에게 최적화된 시설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덕분이다.
서울에 있는 관리자는 증강현실(AR) 글라스를 통해 7천㎞ 떨어진 농장의 장애인 작업자에게 실시간 교육을 하거나 문제 해결 방안을 전수할 수 있다. 내·외부 센서로 모든 시설을 PC나 모바일 앱으로 원격제어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다.
AR글라스로 들여다본 재배기 내 화분이 멀리 떨어진 KT 직원의 태블릿PC에 나타났고 이 직원이 화면의 특정 허브 주위에 그린 원이 AR글라스에 빨간색으로 보였다.
스마트팜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 압둘라(20)씨는 "아직 훈련 기간이라 스마트팜을 완전히 알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것을 심는다는 것은 안다. 오이를 재배한 적 있는데 허브 등 새로운 식물을 심게 돼 약간 흥분된다"며 "삶에서 무언가를 성취할 기회를 주기 때문에 농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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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 개설은 작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방한한 셰이카 자밀라(Shaikha Jameela) 샤르자 공주가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다.
UAE 첫 장애인 전문기구 샤르자인도주의센터(SCHS) 수장인 자밀라 공주는 방한 당시 경기도 남양주 KT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KT에 SCHS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팜 조성을 요청했다.
자밀라 공주 측근인 아말 알카미스 스마트팜 프로젝트 매니저는 "UAE에서 일반적인 스마트팜이 아니라 장애인과 함께하는 스마트팜을 갖는 것은 가장 도전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스마트팜의 성공적인 실행과 운영을 기대하고 있으며, SCHS 학생들도 스마트팜에 고용돼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KT 지속가능경영단 이선주 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SCHS가 제공한 땅에 한국에서 공수한 자재로 비닐하우스 등 시설을 구축했다"며 "농작물 재배를 통해 현지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자립심 함양, 재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작년 11월부터 교육을 받은 10여명의 SCHS 운영자가 향후 장애인 농부들과 함께 자체적으로 스마트팜을 운영할 계획이다. 허브 작물은 차, 비누, 향신료 등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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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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