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지난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반군 지역인 두마에서 활성 염소가 포함된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AFP통신은 2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관한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OPCW는 지난해 4월 7일 두마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합리적 근거를 확보했으며, 당시 사용된 독성화합물에는 활성 염소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OPCW 조사단은 두마의 주거지역에서 압축가스를 담는 노란색 산업용 실린더 2개를 발견했으며 "이 실린더들이 활성 염소를 함유한 물질의 출처일 수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다만, 두마에서 신경 물질이 사용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반군의 화학무기 시설이나 창고에서 가스가 새어 나온 것이라는 시리아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서는 반박했다.
OPCW는 "화학무기 제조 시설이나 창고로 의심되는 곳을 조사했으나, 어느 곳도 화학무기 제조와 관련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OPCW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 장관은 "OPCW가 2018년 4월 시리아 두마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아사드 정권은 모든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없애야 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도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과 그런 행동의 가해자는 반드시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는 러시아는 보고서 내용을 부인했다.
헤이그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트위터에 "러시아와 시리아, 영국 기자들이 두마 사건은 '화이트 헬멧'(시리아 반군지역 민간구조대)의 연출에 불과하다고 했음에도 OPCW는 두마에서 염소가 화학무기로 사용됐다고 주장한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4월 시리아 두마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공격이 벌어져 70여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 70여 명 중 43명이 청색증 등 고농도 독성물질에 노출된 것과 같은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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