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막염으로 숨진 손자 장례 보고 남부 연방경찰에 재수감 예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부패혐의로 수감돼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병으로 사망한 손자의 장례식에 참석하도록 일시 석방됐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헬기를 이용해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 건물을 떠났으며 인근 공항에서 항공기를 타고 상파울루주(州)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 시로 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이었으며 수갑은 차지 않았다. 중무장한 연방경찰 요원들이 줄곧 따라붙었다.
브라질 연방법원은 전날 밤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시적인 석방을 허용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수막염으로 전날 사망한 손자 아르투르(7) 장례식에 참석했다.
아르투르는 전날 오전 상파울루 시 인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5시간 만에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상 베르나르두 두 캄푸 시내 한 공원묘지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과 지난해 대선 후보였던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을 비롯한 좌파 노동자당(PT) 인사들과 지인들이 참석했다. 지지자들도 룰라 전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 장면을 지켜봤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쿠리치바 연방경찰에 다시 수감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말에는 룰라 전 대통령의 형이 사망했으나 연방법원의 일시 석방 결정이 너무 늦게 나오는 바람에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쿠리치바 연방경찰 특별 수용실에 수감된 상태다.
이어 지난달 6일에는 쿠리치바 1심 연방법원 판사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를 적용, 12년 11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한편,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룰라 전 대통령이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만큼 교도소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교도소나 상파울루 지역에 있는 군 교도소가 유력한 장소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에서 연방대법원의 최종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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