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북미 협상 정체에 '日역할론'…"北이 상대안해" 비관론도

입력 2019-03-03 12:13  

일본서 북미 협상 정체에 '日역할론'…"北이 상대안해" 비관론도
"2000년대 초반 고이즈미 처럼 일본이 북미간 다리 역할해야"
아베 "다음엔 내차례" 의욕…전문가들만 "북한이 소극적"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에 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일본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 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북미 관계가 원만치 않을 때 일본이 역할을 한 적 있는 만큼 일본 정부가 대북 협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일본과의 대화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여당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통신에 "미국과의 관계가 좋은 일본이 (북미간 협상에서) 다리 역할을 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협상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본이 그간의 '재팬 패싱'(일본 배제) 상황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도 1일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정체되면 상대적으로 일본의 가치가 올라간다며 북한이 일본에 접근해 미국을 압박하는 전개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역할론'은 일본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인 2000년대 초반 북미 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진전시킨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제기되고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북미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상황에서도 2002년과 2004년 2차례 북한을 방문해 북한이 납치 사실을 인정하게 하고 납치 피해자의 잔류 가족들을 일본으로 데려오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산케이신문은 3일자 조간에 "북미 회담이 좋지 않게 끝나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이야 말로 납치 문제를 움직일 좋은 기회"라며 "고이즈미 전 총리가 북한에 간 배경에는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비판한 부시 정권의 압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역할론'은 지난달 28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불발된 직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 발언에서도 읽힌다.



그는 "다음에는 나 자신이 김 위원장과 마주 봐야 한다"며 북일 대화에 의지를 보였다.
다만 북한이 여전히 일본을 대화 상대로 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오쿠조노 히데키(奧園秀樹) 시즈오카(靜岡)현립대 교수는 연합뉴스에 "그런(일본 역할론) 얘기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 때와 지금 상황은 다른 점이 많다"고 말했다.
당시와 달리 지금의 북한은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아베 정권 하 일본과의 협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중국, 한국 정상과의 대화를 반복하면서도 일본을 '모기장 밖'(무시당하거나 고립됐다는 뜻의 비유)에 놔두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아베 총리의 요청에 응할지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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