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운영업체에 안내공문 발송…"슈퍼챗 안 돼"
모금 활동, '정치활동 하는 사람' 분류 여부에 따라 판단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유튜브 정치인'의 실시간 모금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선관위는 지난달 22일께 정치인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물론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법상 소셜미디어 수익 활동 가이드라인'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정치인을 상대로 한 소셜미디어 시청자의 금전 제공은 정치자금법상 '기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법 소지가 있어 유의하라는 내용이었다.
소셜미디어상에서의 금전 제공이 자칫 불법에 해당하는 '쪼개기 후원'으로 흐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정 개인이 다수의 네티즌을 이용해 한도액을 훨씬 넘어서는 후원금을 정치인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자금법은 개인이 국회의원 1명에 연간 500만원까지만 후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가 이러한 유권해석과 함께 유의사항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은 최근 들어 정치인 유튜버가 우후죽순 생겨난 현실과 무관치 않다.
국회의원 등 개별 정치인은 물론 각 정당도 앞다퉈 유튜브 채널을 꾸리고 대대적 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달 초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인 'TV홍카콜라' 측에 '슈퍼챗'을 잠정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슈퍼챗은 유튜브 시청자들이 채팅을 통해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것을 일컫는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 팝콘TV의 '팝콘', 팟빵의 '캐시' 등과 같은 개념이다.
홍 전 대표는 선관위의 해당 공문과 관련, 지난달 6일 페이스북에서 "나는 TV홍카콜라의 출연자에 불과하고 수익은 방송 운영자들이 모두 가져간다. 단 한 푼의 수익을 받지도 않고 출연료도 받지 않는 출연자에 불과하다. 오해 마시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는 정치자금법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외관상 운영 주체가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운영 목적이나 방법, 내부관계 등을 종합해 살펴야 한다"며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후원금 모금 행위는 금지 대상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가 2017년 대선에도 나왔고, 최근 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했다가 접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분류돼 모금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선관위의 판단이다.
선관위는 다만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버는 기부금 등의 수익은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 이사장을 현재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유 이사장은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선거 불출마 의사도 여러 번 피력했으며 여론조사에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한 것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시점에서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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