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재무장관, 넉 달 간 소유구조·경영개선방안 협의하기로
네덜란드, 정부지분 기습확대로 갈등 촉발…최대주주 佛 정부 바짝 추격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럽 최대 항공사인 에어프랑스-KLM 그룹의 경영 주도권을 놓고 반목한 프랑스와 네덜란드 정부가 갈등을 일단 봉합했다.
3일 레제코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양국 재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파리에서 만나 이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 재무부는 공동성명에서 "에어프랑스-KLM의 소유구조와 경영 혁신 방안은 물론, 양국의 허브 공항인 네덜란드의 스히폴 공항과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향후 넉 달간 공동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협의 결과는 공정해야 하며 양측에 모두 균형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의 옵케 회크스트라 재무장관은 에어프랑스-KLM의 지분을 왜 갑자기 확대했는지, 프랑스 측과 왜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의 시선은 미래에 있다. 더 나은 기업을 만들고 양국의 이익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만 밝혔다.
양국 정부가 에어프랑스-KLM의 소유구조와 경영의 개선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했지만 네덜란드의 기습적인 지분 확대로 촉발된 갈등이 언제든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네덜란드 정부는 최근 에어프랑스-KLM 그룹의 지분을 14%까지 늘려 2대 주주 지위에 올랐다. 직전까지 네덜란드 정부지분은 KLM의 5.9%였다.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제1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와 KLM이 2004년 합병하면서 탄생한 유럽 최대 항공사로, 현 최대주주는 지분 14.3%를 가진 프랑스 정부다.
네덜란드의 기습적인 지분 확대로 최대주주 지위가 위협받은 프랑스 정부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까지 나서 반발했다.
마크롱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는 (네덜란드의 지분 확대) 결정이나 실행과정에서 전혀 통지받은 것이 없다. 네덜란드 정부가 그 의도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네덜란드가 프랑스와 관계 악화를 무릅쓰고 에어프랑스-KLM의 지분 확대에 나선 것은 2004년 양사 합병 이후 주도권 경쟁에서 프랑스 정부와 에어프랑스 측에 계속 밀렸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에어프랑스-KLM에서는 합병 이후 양국의 문화적 차이와 판이한 기업문화로 인해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특히 KLM의 실적 에어프랑스를 계속 압도하자 네덜란드의 불만이 커졌다.
작년 경영실적을 보면 에어프랑스-KLM 그룹의 당기순이익은 4억900만 유로로 전년(1억6천300만 유로)보다 크게 늘었지만, 이익의 대부분은 네덜란드의 KLM에서 나왔다.
KLM의 작년 영업이익은 11억 유로로, 에어프랑스의 2억6천600만 유로의 4배가 넘는다.
작년 프랑스 조종사 노조 파업과 그에 따른 장마르크 자나이악 최고경영자(CEO)의 사임 역시 네덜란드의 프랑스에 대한 불만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많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