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7살 딸을 둔 직장인 A(35·여)씨는 4일 제때 출근하지 못했다.
딸이 다니는 부산 해운대구 모 유치원이 이날 개학을 연기하는 바람에 아이 맡길 곳을 찾아다니느라 1시간 이상 허비했기 때문이다.
A씨는 결국 딸이 다니는 유치원이 자체 운영하는 돌봄교실에 아이를 맡기고서야 회사로 향했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돌봄교실에 아이를 맡기고 나오긴 했는데,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 말 그대로 아이를 봐주기만 하는 것으로 보여 찜찜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토요일 부산 연제구에 있는 한 유치원에 아이를 입학시킨 B(32·여) 씨도 등원 첫날부터 유치원이 문을 닫아 막막했다.
B씨는 "입학식 때 4일 유치원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그 후로는 연락을 받지 못했고 막상 개학연기가 현실화돼 아이를 보낼 곳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치원에 전화했는데 개학연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려주지 않아 막막하다"고 했다.
한 학부모는 "유치원 개학연기로 사흘간 황금연휴를 망쳤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가 낯선 환경에서 지내는 것에 불안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자체 돌봄교실에 아이를 보냈다"며 "유치원에 찾아가 개학연기 철회하고 한유총 탈퇴하고 연휴 망친 것도 배상하라고 항의했다"고 했다.
이날 개학연기를 통보한 부산 사립유치원 곳곳에서 혼란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통학 차량을 운행하지 않아 학부모가 직접 아이를 데리고 와서 아이를 돌봄교실에 맡기고 급하게 출근하는 경우가 줄을 이었다.
한 학부모는 "유치원에 개학연기가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돌봄교실은 어떻게 운영하는지, 셔틀버스는 언제부터 다시 운행하는지 물어봤지만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7살 손자를 돌봄교실에 맡긴 60대 여성은 "원래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종일반인데 오늘 유치원 수업이 제대로 안 될 것 같아 오후 2시에 아이를 데리러 와야 해서 바쁘다"고 말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개학연기를 강행한 4일 부산에서 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은 35곳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사립유치원 32곳은 개학연기 여부를 밝히지 않아 부산에서는 개학을 연기한 유치원이 최대 67곳으로 확대될 개연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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