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리시 조기 대선 개최 약속…10일째 대규모 출마 반대 시위 계속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오는 4월 대선에서 5선 도전을 선언한 북아프리카 알제리의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출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자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조기 대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AFP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이날 선거운동 책임자인 압델가니 잘란 교통부 장관이 대독한 서한에서 이번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하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조기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알제리 엔나하르TV는 조기 대선은 1년 이내에 실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잘란 장관은 이 같은 발표 직후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공식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번 발표는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대선 출마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나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발표가 나온 시점은 이날 밤 시위대가 해산한 이후여서 아직 이에 대한 시위대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서 이날도 수만 명이 수도 알제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출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 외교 소식통은 알제에서만 7만여명이 모였고, 오랑, 콩스탕틴을 비롯한 다른 도시에서도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고 전했다. 알제리인들이 많이 사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6천여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지난 1일에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183명이 부상했다.
지난 20년간 권좌를 지켜온 82세의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4월 18일로 예정된 이번 대선에 또 한 번 출마하겠다고 지난달 선언했다. 이후 알제리 곳곳에서는 10일째 반대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1999년 취임한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이번에 당선되면 5번째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야권은 건강 문제와 만성적 부패, 경제 개혁 실패 등을 이유로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출마에 반발하고 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013년 뇌졸중 증세를 보인 이래 휠체어에 의지한 채 공개 석상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외국에서 여러 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이날도 스위스 제네바의 한 병원에 있었다고 한 스위스 매체는 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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