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민주주의 내 성숙한 위기 속에 살고 있다"

입력 2019-03-04 11:21  

힐러리 "민주주의 내 성숙한 위기 속에 살고 있다"
'피의 일요일' 54주년 기념연설…"백악관이 인종 차별주의·백인 우월주의 고양"
셀마행진 기념식에 민주당 대선후보들 집결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우리는 민주주의 안에 위기가 완전히 성숙한 상황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과 AP 통신이 보도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인종 차별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의 견해가 백악관에서 고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열린 '피의 일요일' 54주년 기념식에서 상을 받으며 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금은 근본적인 권리, 시민의 덕목, 언론의 자유, 법의 지배, 진실, 사실과 이성이 공격당하고 있는 때"라며 "정말이다. 우리는 민주주의 안에 위기가 완전히 성숙한 상황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종 차별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의 견해가 미디어와 백악관에서 고양될 때, 힘들게 싸워 쟁취한 공민권이 퇴보할 때, 다른 모든 투쟁을 가능하게 하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하나의 투쟁, 즉 우리의 투표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충분한 추진력과 에너지, 열정을 결집하지 못하고 있을 때,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원인이 일정 부분 투표권법 핵심 조항의 폐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2013년 법무부가 투표에서 인종 차별을 한 이력이 있는 주(州)를 조사하도록 한 투표권법 내용의 일부를 폐지한 바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해 "그것은 정말 큰 차이를 만든다"며 2020년 대선 과정에서 '유권자 억압'이 일어나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권자 억압은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방해하는 일을 말한다.
지난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부재자 투표를 통해 선거 결과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작년 중간선거에서 흑인 여성 최초의 주지사에 도전했다가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조지아 주지사 후보가 "주지사가 돼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지아주는 성장하고 있었다. 일자리와 투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그 후에 유권자는 더 줄었다"고 말했다.
CNN은 이에 대해 2012년 대선 때보다 2016년 대선 때 조지아주의 등록 유권자가 더 적었던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공민권의 상징적 행사 중 하나인 이날 행사에는 코리 부커(뉴저지), 버니 샌더스(버몬트),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상원의원 등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참석했다.
피의 일요일은 1965년 3월 7일 흑인의 참정권을 요구하며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를 건너 행진하던 시위자들을 주 경찰관들이 폭력 진압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같은 해 8월 흑인 참정권을 인정하는 투표권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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