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청문회 연 민주당 비난 트윗…"매우 중요한 회담 중에 청문회"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성혜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 정계를 강타한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의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와 관련해 3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내가) 걸어 나오게 하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코언을 가리켜 "유죄를 선고받은 거짓말쟁이이자 사기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데에는 코언 청문회도 한 원인이 됐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북한과의 아주 중요한 핵 정상회담과 동시에 공개 청문회를 열어, 유죄를 선고받은 거짓말쟁이이자 사기꾼인 코언을 인터뷰함으로써 미국 정치에서 새로운 저점을 찍었다"며 "이것이 (내가) 걸어나온 것에 기여했을 수도 있다(may have contributed to the "walk")"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해외에 있을 때 이런 적이 없었다"며 "창피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걸어나온 것'(walk)이라는 표현은 지난달 28일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결렬 이유를 설명하면서 "때로는 (협상장에서) 걸어 나와야 한다(walk away)"라고 말한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의 제안으로부터 떠나야 했다", "걸어 나와야 했다"며 'walk'라는 표현을 여러 번 사용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난달 27∼28일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과 동시에 열린 코언 청문회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불쾌감을 표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기자회견에서도 "그런 거짓 청문회가 이처럼 엄청나게 중요한 정상회담 와중에 진행됐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 미국 보수 진영의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는 장황한 연설을 통해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헛소리'(bullshit)라며 '결탁했다는 망상'(collusion delusion)에 사로잡혀 있다고 조롱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비리 의혹을 폭로한 코언 청문회가 북미정상회담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분석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미 언론이 북미정상회담 소식보다 코언 청문회 뉴스로 도배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롯이 정상회담에 집중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정상회담 결과마저 '배드 딜'로 평가받는다면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몰릴 상황이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코언 청문회를 일부러 북미정상회담 기간에 맞춘 것인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애초 코언의 의회 증언은 지난달 7일로 계획됐었으나,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로부터 가족들이 계속 협박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의회 증언을 돌연 연기했다.
이에 따라 다시 잡힌 일정이 26∼28일인데, 공교롭게도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겹쳐 주목받았다.
그러나 청문회를 개최한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와 코언의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도 북미정상회담 기간 중 코언 청문회 개최 행위에 대해 비판했다.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새로운 저점을 찍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증오가 핵 회담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제정신이 아닌(crazed) 민주당의 대통령 괴롭히기가 우리 역사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언론에 대해서도 "가장 악랄하고 부패한 주류 언론"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2년에 대해서는 "그러나 그 어느 대통령보다도 성공적인 첫 2년이었다. 우리는 크게 이기고 있고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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