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이 최근 인도와의 공중전에서 미국산 F-16 전투기를 동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미국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이 3일 보도했다.
주파키스탄 미국 대사관 측은 이날 "파키스탄이 인도 공군기를 격추하는 데에 F-16 전투기를 사용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관련 정보를 모으며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이 미국의 무기 판매 규정을 위반했는지도 살펴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은 미국과 관계가 악화하기 전인 2016년 이전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를 여러 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 과정에서 파키스탄은 F-16 사용과 관련해 미국 측 규정에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측은 이 규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파키스탄의 F-16 사용을 제한하는지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달 27일 1971년 카슈미르 3차 전쟁 이후 48년 만에 처음으로 전투기까지 동원해 공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인도 공군기인 미그 21기가 격추돼 조종사가 파키스탄군에 사로잡혔다.
인도 측도 F-16 1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F-16만 사용하는 공대공 미사일 파편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은 격추된 공군기가 없고 공중전에 F-16을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하는 상태다.
이어 "갈등이 더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지난 1일 억류했던 인도 공군 조종사 아비난단 바르타만 중령을 돌려보냈다.
아울러 이번 공중전과 관련해서는 인도군 무기 노후화 문제도 '화두'로 떠올랐다.
인도는 공군기 수와 병력 수 등에서 파키스탄보다 두 배 이상 많지만 이번 공중전에서 조종사가 사로잡히는 등 사실상 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2018년 인도의 국방비 규모는 450억달러로 중국의 1천750억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나마 국방비의 대부분은 120만명에 달하는 군인의 급료와 연금에 투입된다"며 "군 장비 구매에는 140억달러만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군기의 노후화가 심각하지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방산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장비 현대화 작업이 늦춰지는 분위기다.
인도 야당 등은 2016년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36대 도입 추진 과정에서 모디 총리가 직접 개입해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결국 라팔 전투기 도입 사업은 보류됐고 이와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해온 모디 총리는 이번 공중전 후 "인도가 라팔 전투기를 갖고 있었다면 공중전의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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