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완화 기조 속 민자사업도 사전 조사 일부 면제한다

입력 2019-03-05 06:43  

예타 완화 기조 속 민자사업도 사전 조사 일부 면제한다
적격성 조사 주관기관 PIMAC에서 다원화…신용보증한도 4천억→5천억원
기재부, 민간투자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정부가 고속도로나 경전철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민간 투자(민자)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사업 추진 전에 반드시 받아야 하는 적격성 조사를 일부 면제한다.
아울러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독점하는 민자 적격성 조사 기능도 다른 기관으로 다원화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5일 밝혔다.
민자 사업이란 정부가 공급하는 영역인 SOC에 민간이 투자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개정안은 국가재정법상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요건에 해당하는 민자 사업에 대해서는 경제·정책적 분석(적격성 조사)을 면제할 수 있는 근거를 새로 담았다.
면제 요건이란 지역 균형발전·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 대응을 위해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 공공청사·교정시설·교육시설 신·증축 사업, 문화재 복원사업 등이다.
현재는 모든 민자 SOC 사업은 예외 없이 PIMAC에 적격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반면 재정사업의 경우 총사업비 300억원 이하면 예타를 면제받는다.
이 때문에 민자 방식이 더 효율적인 사업이 적격성 조사를 피하기 위해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며 나랏돈이 낭비되는 비효율이 있었는데, 이를 막고자 하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개정안은 또 PIMAC만 담당하던 민자 사업 적격성 조사를 기재부 장관이 지정하는 전문기관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PIMAC은 이미 재정사업 예타만으로도 포화상태다. 민자 사업인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은 작년 무려 10년 만에 적격성 조사를 가까스로 통과한 것이 그 예다.
정부는 분야에 따라 국토연구원·교통연구원 등 14개 기관을 통해서도 적격성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병목 현상'을 해결할 방침이다.
다만 총사업비 2천억원 이상이거나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에 국고가 300억원 이상인 민자 사업은 PIMAC의 조사를 그대로 받아야 한다.
개정안은 민자 사업 신용보증 최고한도액을 4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총사업비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지만, 한도액은 제자리걸음이라 낮은 금리로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민간이 투자를 꺼린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민간 투자가 촉진돼 일자리 창출, 경제활력 제고, 필수 사회기반시설 조기 확충 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달 8일까지인 입법예고 기간에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처와 차관회의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하면 현재 적격성 조사가 진행 중인 모든 민자 사업도 적용 대상이 된다.
이번 민자 적격성 조사 완화는 정부가 올해 상반기 중에 발표할 예정인 예타 제도 개선안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는 예타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에 평가 기관 다원화, 예타 기간 단축, 평가 항목 조정 등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예타와 민자 적격성 조사가 법률은 다르지만 절차가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은 예타 완화의 사전 작업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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