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5월 다빈치 사후 500주년 행사 이탈리아와 함께할 것"
"양국 사이 우정, 사랑, 진심 존재" 伊 언론에 화해 메시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상대국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를 소환하면서까지 반목하던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연결고리로 삼아 화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RAI 방송과 인터뷰에서 양국 간 불편한 관계의 극복 필요성을 언급하고 오는 5월 2일 이탈리아의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방문하면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사후 500주년을 함께 기념하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다빈치가 만년에 거주한 프랑스 중부 앙부아즈에서 양국 어린이들과 함께 다빈치를 기릴 계획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과학자였던 다빈치는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1세의 호의로 프랑스로 건너와 노후의 마지막 투혼을 불태우다가 숨을 거뒀다.
양국에서 활동했던 거장 다빈치가 500년 만에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계를 다시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난민정책과 노란 조끼 연속집회 등을 놓고 최근 반목해왔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가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 시위대 지도부를 만난 뒤 유럽의회에서 '노란 조끼'를 지지하겠다고 밝히자 프랑스는 이에 항의해 주이탈리아 로마 대사를 일시 소환했다. 이탈리아의 또 다른 실세 부총리 마테오 살비니 역시 마크롱 대통령을 위선자라고 비난하는 등 양국은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절제되지 않은 설전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런 반목의 과정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역사와 국민 앞에 안고 있다"면서 "미래와 유럽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크롱은 "이탈리아와 이탈리아인들을 사랑하는 수많은 프랑스인이 있다. 갑자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잊은 것 같다. 두 나라 사이에는 우정과 사랑, 진심이 항상 존재해왔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크롱은 이탈리아 극우·포퓰리즘 연정 출범 이후 확산한 이탈리아의 국수주의적 분위기에 강한 경계심을 표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살비니 부총리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이탈리아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를 인용하면서 "일부 국가주의자들이 메시지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어떤 나라도 다른 유럽국가들과 대립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