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미디어 회장, TV시청률 연연하지 않고 모바일 구조혁신 올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4일 아침(현지시간) CNN 모회사 워너미디어에 인사 소식이 전해졌다.
NBC 엔터테인먼트 대표 출신인 밥 그린블래트가 워너미디어의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로 합류한다는 것이다.
그린블래트는 HBO, TNT, TBS, 트루TV 등 워너미디어의 여러 엔터테인먼트 채널을 관장하게 된다.
이번 인사는 HBO 대표 리처드 플레플러와 터너 대표 데이비드 레비가 조만간 사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며칠 만에 발표된 것이다.
앞서 지난주에는 워싱턴DC 항소법원이 미국 2위 통신회사 AT&T의 타임워너 인수합병(M&A) 과정에 마지막 걸림돌이던 반독점 소송에서 법무부의 항소를 기각하고 AT&T의 손을 들어줬다.
법무부는 상고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850억 달러(약 95조 원)의 메가딜이 2년 만에 매듭을 짓게 됐다. AT&T가 타임워너의 완전한 새 주인이 된 것이다.
더 의미심장한 소식은 AT&T가 손에 넣은 워너미디어를 총괄하는 존 스탠키 회장이 CNN월드와이드 대표 제프 주커를 2년 더 신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너미디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주커가 2020년 계약 만료 때까지 CNN에 남을 것이라면서 스탠키 회장에게 보고하는 체제가 당분간 유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CNN이 전통적인 'TV 퍼스트' 정책을 버리고 디지털 우선주의로 전환할 가능성을 점쳤다.
스탠키 회장은 TV 시청률 경쟁이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디지털 앱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전략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수천만 명의 모바일 사용자들이 하루에 10분씩만 CNN 앱을 들여다보도록 하는 게 스탠키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수익모델은 AT&T가 지난해 인수한 온라인 광고회사 산드르(Xandr)가 거둬들이도록 하는 구조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모바일 광고로 생존하는 방식을 CNN도 도입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CNN 디지털 앱은 지난해 말 기준 1억2천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부침을 거듭했다. 지난해 비디오공유 앱 비미(Beme)를 인수했다가 사용자들의 미지근한 반응 때문에 문을 닫아야 했고, 사용자들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큐레이티드 피드 뉴스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CNN는 TV 시청률 면에서는 폭스뉴스에 뒤지고, 만년 3위였던 MSNBC에 바짝 추격을 허용한 상태다. 최근에는 MSNBC에 2위 자리를 내준 적도 많다.
스탠키 회장은 CNN에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디지털 앱 구조의 혁신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지난해 2월 한 차례 인력 구조조정을 거쳤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 완료로 새 주인이 입성함에 따라 또 한 차례 파도를 넘어야 할 상황이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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