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과이도, 체포 위협 속 귀국…유엔, 대화 거듭 촉구(종합)

입력 2019-03-05 08:15  

베네수엘라 과이도, 체포 위협 속 귀국…유엔, 대화 거듭 촉구(종합)
과이도 공항 입국 뒤 집회 참석…美 "과이도 무사 귀국 환영·체포시 즉각 대응"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4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체포 위협에도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과이도 의장의 귀국으로 다시 전운이 고조되자 유엔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법 도출을 거듭 촉구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정오께 지지자들과 부인의 환영 속에 수도 카라카스 인근에 있는 마이케티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이날 오전부터 카라카스의 동부 라스 메르세데스 광장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달려갔다.
과이도 의장은 "희망이 생겨났고 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 베네수엘라의 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때"라면서 "우리는 오늘 작은 승리를 기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오는 9일에도 전국적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오는 토요일에 우리는 계속해서 길거리에 있을 것"이라면서 모든 베네수엘라인은 길거리로 다시 나와달라. 우리는 자유가 성취될 때까지 1초도 쉬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민 당국 관리들이 나에게 '대통령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입국을 허용했다"고 말했다고 엘 나시오날이 전했다.
앞서 과이도 의장은 귀국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랑하는 조국, 베네수엘라로 돌아왔다"면서 "우리는 막 이민당국 심사를 거쳤고 이제 지지자들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라고 썼다.
그는 귀국 전 트위터에 올린 음성 메시지에서는 "나는 도착하자마자 독재자가 어떤 길을 가든지 간에 우리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은 수차례 이날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귀국 동선과 시간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전날 비행기를 타고 마지막 순방국인 에콰도르의 해안도시 살리나스를 출발한 뒤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과이도 의장은 파나마를 거쳐 카라카스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이도 의장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는 귀국을 선언한다"면서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내일 오전 11시에 전국적인 시위를 벌여달라고 요청한다. 집결 장소 등을 나중에 공지할 테니 주목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언론은 과이도 의장의 도착에 앞서 당국이 공항 접근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NTN24 방송은 독일과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의 대사가 공항에서 과이도 의장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과이도 의장의 '안전한 귀국'을 환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미국과 자유를 사랑하는 전 세계 국가들은 과이도 임시 대통령과 함께 서 있다"면서 "모든 민주 세력들은 베네수엘라에 민주주의를 되돌려 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마련하기 위해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또 과이도 의장이 체포되는 등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과이도 의장이 공항에 도착한 직후 트위터를 통해 "과이도의 안전한 귀국은 미국에 가장 중요하다"면서 "과이도에 대한 어떠한 위협과 폭력, 협박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이도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지면) 즉각적이며 심각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과이도 임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로 안전하게 다시 입국해야 한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이 붕괴할 경우를 대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공식 차관을 비롯해 긴급 원조를 논의하고 있다. 원조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갈등을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치적 대화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과이도 의장이 별다른 사건 없이 무사히 귀국한 점을 언급하며 이같이 전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유엔은 베네수엘라의 상황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국내외 정치 행위자들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과 과이도 의장 측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중재를 통해 돕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과이도 의장은 자신이 인도주의 원조 물품 반입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달 23일을 하루 앞둔 22일 구호품의 국내 반입을 진두지휘하려고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출국금지 명령을 어기고 콜롬비아 국경을 넘었다.
그러나 구호품 반입은 군의 봉쇄로 좌절됐으며, 이 과정에서 유혈 충돌이 발생해 최소 6명이 사망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달 25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리마그룹 회의에 참석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만났다. 리마그룹은 베네수엘라 사태의 평화적 해법을 논의하려고 캐나다와 중남미 13개국 등 14개 미주 국가가 2017년 구성한 외교 모임이다.
이후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를 순방해 지지를 재확인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향한 외교적 퇴진 압박을 한층 강화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에서는 가택연금과 수감 등으로 유력 후보들이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진 작년 대선은 불법이라고 과이도 의장이 주장하며 지난 1월 23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이 석유 등 천연자원 이권을 노리고 정권 전복을 꾀하는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주장한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 50여 개국은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러시아, 중국, 쿠바, 터키 등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며 맞서고 있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미 방송사 등과의 인터뷰에서 과이도 의장을 향해 정의 앞에 서게 될 것이라며 귀국하면 체포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체포 위협 속에 과이도 의장이 귀국한 것은 지난달 원조 물품 반입 시도에 이어 마두로 정권과의 대립각을 다시 한번 세우는 뇌관이 될 전망이다.
야권은 과이도 의장이 체포될 경우 전 세계에 마두로 정권이 정적을 탄압하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줌으로써 국내외의 지지를 다시 한번 끌어내고 미국이 더 가혹한 제재를 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수년간 분열상을 보여온 야권이 단결해 배출한 과이도 의장이라는 지명도 있는 인물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는 위험성도 상존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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