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팬들 "욕 안 하기 천만다행"…팟츠는 "다음 인터뷰에 더 많은 한국말"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나가? 좋아. 닥쳐."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기디 팟츠(24)가 생중계 도중 "나가, 닥쳐"라는 한국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며 '삼산동 귀요미'라는 별명을 다시 한번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팟츠는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 혼자 30점을 넣어 팀의 82-77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인터뷰를 위해 중계석에 앉은 팟츠는 평소와 다름없이 말을 이어가다가 '혹시 할 줄 아는 한국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처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가"였다.
그가 어떤 이유로 "나가"라는 말부터 답변했는지는 모르지만 옆에 앉아 있던 통역 변영재 씨가 다소 당황한 듯 팔 쪽을 살짝 밀며 사인을 보냈다.
변영재 통역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아름다운 우리말'을 유도했고 팟츠는 이내 "좋아"라는 한국어로 화답했다.
여기서 끝났으면 무난한 인터뷰가 됐겠지만 팟츠는 굳이 "닥쳐"라는 한국말을 하나 더 소개하며 빙글빙글 웃어 보였다.
'나가'보다 한 단계 센 단어가 등장하자 당황한 중계진은 "안돼, 안돼"라며 급히 해당 질문을 마무리했다.
이 동영상을 본 농구 팬들은 "욕 안 한 것이 천만다행"이라며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팟츠는 이번 시즌 평균 19.3점을 넣고 리바운드 6개를 잡아내는 등 전자랜드가 2위로 순항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유니폼 하의를 유독 짧게 입는 데다 특유의 턱수염 등 개성적인 스타일 등으로 인해 팬들은 그를 '삼산동 귀요미'라고 부르며 좋아한다. 삼산동은 전자랜드 홈 경기장인 삼산월드체육관이 있는 곳이다.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는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유독 경기 외적인 재미있는 장면을 팬들에게 많이 선보이는 중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 도중에는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타임아웃을 부른 뒤 일찍 파울 트러블에 걸린 찰스 로드를 향해 자신의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룩 앳 미(Look at me)"라고 여러 번 말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유 감독은 이번 시즌 타임아웃 도중 국내 선수들에게 "'떡 사세요' 하면서 얘(외국인 선수)만 찾을 거야?"라고 말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국내 선수들이 자신의 공격은 시도하지 않고 공을 머리 위로 올린 채 외국 선수에게 패스할 기회만 엿보는 것을 질타한 발언이었다.
또 몇 년 전 전주 KCC와 경기 도중 슛 성공률이 떨어지는 상대 신명호에 대해 "신명호는 (수비하지 말고) 놔두라고 40분 내내 얘기했는데…"라고 선수들에게 말하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인터넷 '인기 동영상' 순위에 오를 정도다.
이날 팟츠는 방송 인터뷰에서 '삼산동 귀요미'라는 별명에 대해 "귀엽게 생기지 않았는데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한국말을 더 배워서 다음 인터뷰 때 더 많은 한국말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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