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로는 작은 키, 탄력과 적극성으로 주전 레프트 도약
(의정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제 김정호(22·KB손해보험)가 두 자릿수 득점을 하는 건, 익숙한 일이다.
레프트로는 작은 키(186㎝)가 단점으로 꼽혔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갖춘 김정호가 공격에서까지 돋보이며 주전 레프트로 도약했다.
김정호는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17점, 공격 성공률 64%로 맹활약했다.
김정호가 펠리페 안톤 반데로(31점)의 부담을 덜어준 덕에 KB손보는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2(27-29 21-25 25-23 34-32 15-10)로 꺾었다.
김정호는 2월 8일 삼성화재전부터 3월 4일 현대캐피탈전까지,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2월 21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인 21점을 올렸다.
김정호가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한 7경기에서 KB손보는 6승(1패)을 거뒀다. 시즌 초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김정호 덕에 KB손보는 다음 시즌에 다시 희망을 품는다.
작지만, 민첩하게 움직이는 그는 중앙 파이프 공격(시간 차 중앙 후위 공격)도 과감하게 시도한다.
애초 수비 강화를 위해 김정호를 투입하던 권순찬 KB손보 감독은 이제 공수를 모두 살피며 김정호를 활용한다.
4일 경기 뒤 만난 김정호는 "나는 키가 작다. 그래서 더 힘차게 점프하려고 한다"며 "또한 키가 작은 선수는 리시브 등 기본기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구 선수에게 '높이'는 엄청난 무기다. 하지만, 작은 선수도 살아남을 방법은 있다.
김정호는 속도와 기본기로 장신 숲에서 살길을 찾았다.
KB손보는 기회의 땅이다.
김정호는 2017-2018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삼성화재에서 그의 역할은 수비 강화를 위한 백업 레프트 혹은 원포인트 서버였다. 2017-2018시즌 김정호는 47점을 올렸다.
2018년 11월 KB손보는 국가대표 출신 날개 공격수 이강원을 내주고, 김정호를 영입했다.
권순찬 감독은 김정호를 차세대 주전 레프트로 보고 공을 들였다. 김정호는 빠른 성장으로 화답했다.
김정호는 올 시즌 161점을 기록 중이다.
김정호는 "경기에 많이 뛰면서 많은 걸 배웠다. 감독님, 선배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점점 자신감이 생겼다.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많은 경기를 치르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다. 하지만 오늘(4일)처럼 없던 힘마저 끌어내서 이기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고 했다.
KB손보는 시즌 막판 '이기는 법'을 배웠다. 다음 시즌에는 당당히 주전 경쟁을 펼칠 김정호는 "최근 이기는 경기를 많이 했다. 내년 시즌에는 꼭 시즌 초반부터 많이 이기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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