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공백기 갖고 향후 정책·대응 고민할 듯…내부 결속 총력전도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지 닷새째인 5일 현재 미국에 대한 공개 비난을 자제한 채 기존의 대화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은 물론 인터넷 선전 매체들까지 아직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대미 비난은 삼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새벽 평양에 도착한 만큼 아직 향후 정책 방향이나 대응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회담 결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 측 배경 발언에 심야 기자회견으로 대응했지만, 향후 방향 등을 두고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지도부가 깊은 고민을 하며 모색 중임을 보여준다.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조선반도 평화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나가야 한다' 제목의 논평에서 "북남 사이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 정세 긴장의 근원으로 되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반입도 완전히 중지돼야 한다", "평화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나가는 투쟁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 매체들은 회담 결렬 이후에도 내내 김 위원장의 '인민을 위한 사랑과 헌신'을 부각하고 각지 경제현장 소식을 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전히 기대를 모았던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언급 없이 김 위원장의 베트남행 보도와 평양 도착 소식을 담담하게 보도했다.
정상회담 참석차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소식을 이례적으로 '사전 보도'까지 하며 기대치를 잔뜩 높였던 북한 지도부로서는 내부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애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북한 내부에서는 오는 10일 치르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우리의 국회의원) 선거와 이달 안 열리는 '초급선전일꾼대회' 등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을 부각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며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논리와 명분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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