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하늘에선 공중전…온라인에선 '사이버 전쟁'

입력 2019-03-05 12:01  

인도·파키스탄, 하늘에선 공중전…온라인에선 '사이버 전쟁'
양국 해커도 공격 가담…철도·항공 재개 등 양국 긴장은 완화 조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와 파키스탄이 최근 전투기를 동원해 공중전을 벌이는 등 군사충돌을 빚은 가운데 온라인에서도 '사이버 전쟁'이 펼쳐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 힌두스탄타임스, 타임스나우뉴스 등 현지 언론은 4일 보안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 지역에서 발생한 자살 차량폭탄 공격 직후 파키스탄 해커들이 인도 정부 웹사이트 90여곳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해커들은 금융 시스템, 전력 등 에너지 제어 시스템 관련 웹사이트를 주공격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방화벽 등 보안 프로그램을 뚫지 못해 해킹에는 실패했지만, 공격 자체는 대규모로 맹렬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관계자는 "방글라데시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파키스탄 해커들은 인도 웹사이트의 중요 시스템에 접근하려 했다"며 "해킹에 실패하자 파키스탄 측은 가짜 뉴스 등을 대량 배포해 인도를 혼란에 빠트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자살폭탄 공격과 관련해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카슈미르 반군 자이쉬-에-무함마드(JeM)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해킹 공격의 배후는 파키스탄인이라는 점 외에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IT 강국'인 인도의 해커들도 비슷한 시기에 파키스탄 공격에 나섰다.
'팀 아이 크루'라는 이름의 인도 해커 집단은 자살폭탄 테러에 항의한다는 의미로 파키스탄 웹사이트 200여개를 해킹했다.
이들은 해킹에 성공한 웹사이트 명단을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테러에 희생된 경찰들을 위해 이를 바친다고 밝혔다.
타임스나우뉴스는 "지난달 테러 이후 강경 대응에 나선 인도 정부와 '팀 아이 크루'가 어떤 관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하지만 테러 이후 양국이 사이버공간에서도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면전 위기까지 치달았던 양국 간 긴장은 지난 1일 파키스탄에 억류됐던 인도 공군 조종사의 송환 후 조금씩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파키스탄과 인도를 오가는 '삼지하우타 철도'가 지난 4일부터 운행 재개됐고, 공중전과 함께 포격이 난무했던 분쟁지 카슈미르의 통제선(LoC) 인근 양국 학교들도 이날부터 대부분 문을 열었다.
인도와 갈등 고조로 폐쇄됐던 파키스탄 영공도 지난 1일 부분 개방된 데 이어 지난 4일부터는 민간 항공기 운항이 완전히 정상화됐다.
앞서 파키스탄은 지난달 27일 공중전을 벌이다 격추된 미그21 전투기 조종사 아비난단 바르타만을 사로잡은 뒤 이틀 만에 인도로 돌려보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갈등이 더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평화의 제스처로 조종사를 송환한다"고 강조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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