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 태백 통리 100억 들여 도시재생 했지만 '휑하고 을씨년'

입력 2019-03-05 15:50  

탄광촌 태백 통리 100억 들여 도시재생 했지만 '휑하고 을씨년'
공원 등 시설 '썰렁'·조형물 녹슬어…인구 감소 계속
"아름답게 꾸며도 이용자 없으면 다시 사업 대상 전락"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강원 태백시 통리.
통리는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한보탄광, 경동광업소, 도계광업소 등 탄광 3개가 밀집한 국내 대표 탄광촌이었다.
또 태백과 삼척에서 생산된 석탄을 기차로 실어나르던 물류 중심지였다.
그러나 2008년 한보탄광 폐광, 2012년 영동선 철도 이설 등으로 도심 공동화가 급격히 진행됐다.
태백시는 통리 회생 방안으로 도시재생을 선택했다.
통리는 2014년 국토교통부 공모 도시재생 선도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태백시는 이때부터 주민 설명회 개최, 지원센터 개소 등 도시재생에 본격적으로 나서 지난해 말 사업을 마무리했다.
5년간 통리재생사업에는 국비 58억8천만원, 시비 39억2천만원 등 총 98억원이 투입됐다.
2017년에는 통리 입구에 사업비 1억2천여만원을 들여 하트형 상징조형물도 세웠다.




그러나 도시재생에 약 100억원을 투입한 통리의 현실은 '지역 경쟁력 향상과 원도심 활성화 기폭제'라는 태백시 예상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업비 16억원을 들여 조성한 태양의 후예 공원 등 주민 쉼터·어린이 놀이터는 이용자를 보기 어렵다.
외부 페인트가 벗겨진 통리도시지원센터 건물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빈 점포를 매입해 게스트하우스, 커피숍 등으로 리모델링한 특화상점은 아직도 문을 열지 못했다.
관광객들이 추억을 남기는 장소로 옛 통리역사에 설치한 소원 트리와 사랑의 열쇠 걸이도 휑하다.
철로에 설치한 레인터널 철제 조형물은 녹슬고 있다.




통리에서 식당을 하는 주민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며 "사람은 여전히 떠나고, 빈 상점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리 인구는 2013년 말 1천628명에서 2018년 말 1천479명으로 줄었다.
태백시는 처음 시행한 선도사업인 데다 경제기반형이 아닌 시설물 위주의 일반근린형이었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등 마을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다소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정득진 태백시민연대 위원장은 5일 "일자리 창출, 주민 삶의 질 향상, 지역 문화가치 회복, 공동체 활성화 등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도시재생사업이 자칫 마을 꾸미기로 변질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람이 이용하지 않는다면 많은 예산을 들여 아무리 아름답게 꾸며도 다시 도시재생사업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b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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