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죄의식 느끼는 현실에 얼굴과 실명 공개 결심"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성접대 의혹 사건 속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장자연의 동료배우 윤지오 씨가 본인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면서 고인 유서에서 동일 성씨를 지닌 언론인 3명의 이름을 봤다고 증언했다.
윤 씨는 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시 문건을 공개한 (장자연 소속사) 대표님이 '자연이가 네게 남긴 글이 있다'라고 해서 유가족들이 문건을 보기 전에 제가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건이 네 쪽 분량이었다면서 "딱 한 차례 봤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이 나는 이름도 물론 있고 아닌 이름도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언론사의 동일한 성을 가진 세 명이 거론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 일간지 전직 기자로 지목된) 조모 씨가 술자리에서 고인을 성추행한 것을 직접 봤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윤 씨는 또 문건을 공개한 소속사 대표가 문건을 감당하기 버거워 "네가 이걸 갖고 있다가 공개했다고 이야기해주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이 증언들을 수사기관에서도 십여 차례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당시 21살이었던 제가 느끼기에도 수사가 굉장히 부실하게 이루어졌다"며 "조사도 늘 늦은 시간에 이뤄졌으며 수사관들은 다 남자였다. 그들은 제가 진술할 때 비웃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윤 씨는 그러면서 "국민청원이 없었더라면 이게 재수사에 착수하는 게 과연 가능했을까 싶다"며 "당시 수사를 받을 때는 언론사들이 미행처럼 따라붙기도 했고, 캐스팅도 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가 오히려 책임감과 죄의식을 가지고 사는 그런 현실이 한탄스러워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게 됐다"며 "문건이 왜 작성됐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故) 장자연 성접대 의혹 사건은 2009년 경찰이 수사했지만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져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재조사 중이다. 과거사위는 이달 말까지로 활동 기간을 연장하고 진상 조사와 결과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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