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요크대 의대 연구진, miR-132 지목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인간의 면역체계는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지만 때로는 과민하게 반응해 신체 조직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 흔히 말하는 자가면역질환이 그런 경우다.
감염증이 오래갈 땐 비장이 커져 공격 수위를 높인다. 하지만 특정 감염증에서 나타나듯이 비장이 지나치게 확대하면 면역체계의 정상적 가동을 막아 심각한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마치 '핸드브레이크' 같이 면역체계를 총괄 제어하는 유전자가 영국 요크대 의대 등의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이 찾아낸 건 마이크로 RNA 계열의 miR-132다.
전체 유전체에 비하면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한 이 유전자는 세포의 단백질 생성 엔진인 리보솜(RNA와 단백질의 복합체)을 이용해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전체적으로 제어했다.
또한 miR-132는 리보솜과 보조를 맞춰 병원균이 이상적으로 제거될 때까지 지속해서 면역반응을 유지하는 기능도 했다.
그런데 치명적 감염질환인 '내장 리슈만편모충증(visceral leishmaniasis)'의 전임상 실험에선 miR-132의 결핍이 비장 확대와 면역반응을 동시에 제한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요크대 의대의 면역학 교수인 디미트리스 라고스 박사는 "마치 보조를 맞추는 보행자처럼 miR-132는 다른 분자들을 제어하면서 면역체계의 과속과 에너지 고갈을 막았다"면서 "때로는 핸드브레이크를 올려놓고 운전하는 게 우리 몸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음 목표로 miR-132의 이로운 기능을 배가하는 치료 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분자생물학 저널 '엠보 리포츠(EMBO Reports)'에 실렸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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