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대신 체육관·강당·교실 이용…점심시간 밖에서 놀면 '실내 소환'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역대 최악 미세먼지가 연일 계속되면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일선 학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체육수업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한 외부활동은 호흡기질환 등에 취약한 학생들이 그야말로 미세먼지를 '삼키는' 일이어서 교사들이 통제에 나섰다.
대다수 학교는 체육수업을 실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체육관이 있는 학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체육관조차 없는 경우 이론수업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 A교감은 5일 "체육수업은 대부분 실내수업으로 대체했다"며 "작은 실내체육관이 하나 있지만 학급이 많아 모든 학생을 수용하지 못해 강당이나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한 중학교 체육담당 B교사는 "최근 체육수업은 전부 실내에서 했는데, 체육관이 없어 1∼3학년 모두 이론수업이었다"며 "통상 그날그날 봐서 미세먼지 예보가 '보통' 수준일 때는 야외에서 수업하고 '나쁨'이면 자제하는데, 요즘은 학부모들이 민원을 넣기도 해 가능하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바깥 수업을 안 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학교들은 교사가 직접 통제 가능한 체육수업뿐 아니라 점심시간 등 휴식시간을 이용한 학생들의 야외활동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생존템' 미세먼지 마스크 KF99와 KF94 무슨 차이? / 연합뉴스 (Yonhapnews)
중랑구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체육수업을 다 실내에서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 나가 노는 학생들이 보이면 '밖에서 놀면 건강에 해로우니 들어오라'고 계속 방송도 한다"고 말했다.
체육수업 외에 각종 교내행사나 현장체험학습에도 미세먼지의 영향이 뚜렷하다. 교내행사는 강당이나 체육관 등 실내에서 하고,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은 박물관이나 직업체험관 견학 등 실내에서 가능한 활동 위주로 구성하는 분위기다.
영등포구 한 고등학교 C교감은 "매년 새학기가 되면 1∼3학년 모두 참석하는 신입생-재학생 상견례 의식이 운동장에서 열렸는데 올해에는 체육관에서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각 학교에 배치된 보건교사들이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 야외활동 자제 지침을 교사들에게 전달하고, 학생들에게도 청결에 유의하라는 안내방송을 하는 등 일선 교육현장도 미세먼지 대응에 분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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