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 겸해 4시간 마라톤 회동…6일 재회동 가능성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영국은 5일 오후(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 회동을 갖고 논란이 되는 국경문제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해 논의했으나 여전히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오는 29일 영국의 EU 탈퇴를 24일 앞둔 이 날 EU의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와 영국의 스티븐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 제프리 콕스 법무부 장관은 저녁 식사를 겸해 4시간여 동안 접촉을 가졌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은 오는 6일 다시 회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은 이날 회동을 마친 뒤 EU 관리들이 양측 수석대표가 오는 6일 다시 만날지에 대해서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오는 6일 계속 절충을 모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회동은 양측에서 접점을 찾아가는 듯한 신호를 보낸 뒤 이뤄져 일각에선 낙관적인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지난 2일 언론인터뷰에서 작년 11월 EU 지도자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서명한 브렉시트 합의문이 영국의회 승인투표에서 가결될 수 있도록 논란이 되는 국경문제 '안전장치'에 대해 추가적인 보장책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영국이 브렉시트 시행 연기를 요청할 경우 영국의회에 브렉시트 합의문을 공식 비준하기 위한 시간을 주기 위해 EU는 짧은 기간의 '기술적인 브렉시트 연기'를 수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 회동에서도 기존 입장에서 크게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측 수석대표인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도 회동을 마친 뒤 이날 회동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AFP는 전했다.
앞서 EU와 영국은 작년 11일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문에서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국경통과시 통행·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하기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영국의회는 안전장치 적용 기간을 명시하지 않으면 영국이 EU 관세동맹을 탈퇴하려고 해도 할 수 없어 EU에 종속될 수 있다며 브렉시트 합의문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에 메이 총리는 EU 측과 안전장치에 대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브렉시트 합의문 재협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EU 측은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재협상은 없다면서 다만 안전장치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하거나 브렉시트 합의문과 함께 서명한 '미래관계에 관한 정치선언'에 안전장치에 관한 내용을 추가해 영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는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 내부에서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영국의회가 오는 11일 브렉시트 합의문을 거부하면 노딜 브렉시트냐, 브렉시트 연기냐를 놓고 표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에 EU 측에선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공식 요청할 경우 2~3개월 연기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왔으나 일각에선 "단순한 브렉시트 연기는 해결책이 못되며 영국이 결단해야 한다"며 영국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제기돼왔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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