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재소환…금품전달 혐의는 부인
미성년자 허위진술 강요 의혹 영업사장도 소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모 씨가 6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강씨는 '(버닝썬 측으로부터) 돈을 얼마나 받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 받았다"며 금품 전달과 관련한 혐의를 부인했다.
강씨는 경찰관들과 여러 차례 통화를 했냐고 묻자 "맞다. 제가 사건을 의뢰한 것은 맞다"라고 답했다. 이어 사건의뢰를 한 것이냐고 묻자 "경찰관이 아니라도 물어볼 수는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무마 의혹과 관련해 경찰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그는 '(사건을 해결해주겠다고) 먼저 제안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사실무근이다. 자작극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뇌물 공여자로 의심받는 버닝썬의 이모 공동대표와는 언제부터 알았냐고 묻자 "처음 알게 됐다. 만난 적은 딱 한 번, 두 번"이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이동했다.
'버닝썬 유착 고리' 전직 경찰관 "사건 의뢰한 것 맞다"…경찰 접촉 인정 / 연합뉴스 (Yonhapnews)
전직 경찰관이자 모 화장품 회사 임원인 강씨는 클럽과 경찰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 화장품 회사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서 대규모 홍보행사를 연 바 있다. 행사에 앞서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해 고액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행사 차질을 우려한 강씨가 나서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강남서는 지난해 8월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증거 부족으로 수사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강씨와 그의 부하직원 이씨를 소환 조사한 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공여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수수 명목 등도 소명이 돼 있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보강수사를 지휘했다. 경찰은 강씨를 비롯해 그와 함께 체포했던 이씨도 일단 석방한 상태다.
앞서 경찰은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강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돈을 받고 배포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또 이 대표는 소환조사에서 버닝썬과 경찰 간 금품 전달 통로로 지목된 강씨에게 2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버닝썬 이 대표로부터 2천만원을 건네받아 이를 6개 계좌에 나눠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들 계좌의 소유주 가운데 경찰관이 포함돼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강씨를 상대로 돈의 출처와 성격, 돈을 전달하게 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버닝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경찰에 출석한 데 이어 이날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또 6일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 무마 과정에서 클럽 측이 미성년자들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과 관련 버닝썬의 영업사장 한모씨도 불러 조사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유착 의혹의 발단이 된 미성년자 출입사건과 관련해 확인할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연예매체는 지난해 7월 7일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사건 당시 한씨가 클럽에 출입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버닝썬은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했다'는 내용의 거짓 진술서에 서명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한씨는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한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으며 한씨에게서는 일명 '해피벌룬'(마약풍선)이라고 불리는 환각물질과 관련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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