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국방지출 확대 때문…"고령화로 2022년 1조달러대 진입"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가 재확인됐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1월 재정 보고서를 보면 2019년 회계연도(2018년 10월∼2019년 9월)가 시작된 이후 4개월 동안 누적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3천100억 달러(약 349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쌓인 재정적자 1천760억 달러(약 198조2천억원)보다 77%나 증가한 액수다.
세부 항목을 보면 연방정부의 지출은 전년 동기보다 9%, 1천150억 달러(약 129조6천억원) 늘어났다.
국방예산, 퇴역장병 지원,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이 지출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전체 수입은 법인세, 개인 소득세가 위축된 까닭에 전년 동기보다 2%에 해당하는 190억 달러(약 21조4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정책을 이런 추세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공화, 민주 양당이 합의로 국방을 중심으로 지출을 확대한 것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까지 1년 단위로 보면 미국 연방정부의 수입은 1.5% 준 반면 지출은 4.4% 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에 재정적자는 9천135억 달러(약 1천29조원)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4.4%에 달한다.
WSJ은 연간 재정적자가 GDP의 4.4%를 초과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부양책의 여파가 남아있던 2013년 5월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초당파적인 기구인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키스 홀 국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 가능하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최근에 열린 재계 이코노미스트들의 행사에서 말했다.
재무부 관리들은 세수가 줄면서 앞으로도 단기적으로 재정적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수입 증가는 재정적자를 소폭 완화하는 요소로 주목됐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관세 수입은 244억 달러(약 27조5천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배 정도 증가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제도, 노인의료보험의 확대로 수년간 더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총부채 때문에 이자 비용도 부풀어 올라 향후 10년간 재정 운용이 빠듯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BO는 연간 재정적자가 2022년부터 1조 달러(약 1천126조원)대에 진입해 향후 10년간 연평균 증가율 4.4%를 나타낼 것으로 추산했다.
WSJ은 이 같은 재정적자 증가세는 최근 50년간 연평균이 2.9%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저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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