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류구'에 충돌장치 발사 계획…성공하면 세계 첫 사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우주탐사선 '하야부사2'가 사상 처음으로 소행성 류구(龍宮) 표면에 인공 분화구를 만드는 실험에 도전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오는 4월 첫주 류구 표면에 인공 구멍을 뚫어 암석과 모래 등 소행성의 지하물질을 채취할 계획이라고 5일 발표했다.
성공하면 세계 첫 사례가 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암석 등의 실제 채취는 5월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소행성 류구에는 태양계가 생겨난 46억년 전의 흔적이 남아 있다. 햇빛을 받지 않고 풍화작용도 일어나지 않은 땅속 물질에는 물과 유기물이 지표면보다 많이 포함돼 있어 이를 채취해 분석하면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야부사2는 지난달 22일 지구에서 3억4천만㎞ 떨어져 있는 류구 착륙에 성공했다.
JAXA에 따르면 구멍을 뚫을 후보지는 착륙이 쉬운 류구의 적도 부근이다. 4월 첫주에 충돌장치를 공중에서 분리한 후 소행성의 지표면을 향해 무게 2㎏의 구리판을 고속으로 발사, 안에 들어있는 화약을 폭발시켜 표면에 분화구 모양의 인공 구멍을 낸다.
지표면에 도달하기 전에 폭발하기 때문에 구리판이 순식간에 헬멧 모양으로 둥글게 휘이면서 '금속탄'으로 변해 초속 2㎞의 속도로 땅에 충돌한다.
JAXA는 이 충격으로 암석이 사방으로 튀면서 직경 수m의 분화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월 이후 탐사선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분화구 주변에 착륙시켜 암석과 모래 등을 채취한다는 계획이다.
우주 탐사선이 소행성에 구멍을 내고 착륙을 시도하기는 하야부사2가 처음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05년 혜성에 관측기기를 충돌시켰지만 당시 탐사기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충돌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하야부사2는 폭발의 충격을 피해 류구의 그늘진 부분으로 피하며 분화구가 생기는 모습은 사전에 분리한 카메라가 촬영한다. 하야부사2는 올해 말 류구를 떠나 2020년 말 암석 등 채취한 물질이 담긴 캡슐을 지구로 보낼 예정이다.
JAXA는 이날 지난달 22일 류구 표면 착륙장면을 촬영한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탐사선 밑에 장착한 암석 채취장비 앞부분이 지표면에 닿는 모습과 암석 등이 튀어 오르는 모습 등이 담겼다.
영상은 JAXA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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