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전 총리 "EU, 5년내 민족주의자 '악몽' 맞을 수도"

입력 2019-03-06 13:35  

벨기에 전 총리 "EU, 5년내 민족주의자 '악몽' 맞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 유럽연합(EU)은 중도주의자들(centrists)이 유럽의 정치 사회적 운동에 대한 대중의 더 큰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내셔널리스트(민족주의자)의 '악몽'에 시달릴 각오를 해야 한다고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이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5월 선거가 유럽의회의 대개편을 알릴 수 있다. 중도우파와 중도좌파의 양대 독점 체제가 직접 선거 40년 만에 처음으로 다수의 지위를 잃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에마뉘엘 마크롱의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a REM·전진하는 공화국)는 처음으로 의석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벨기에 총리 출신이자 유럽의회 자유민주당 그룹(ALDE) 대표인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가 친유럽 중도주의자들이 포퓰리스트나 내셔널리스트로부터 지지기반을 되찾아 올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가디언 등 6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더 큰 대중적 지지를 얻는다면 유로존을 관리하는 문제나 이민, 공동 방위 문제에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 모든 정치기관이 영원하지 않다. 개혁이 우리가 가진 의무다. 실패한다면 비극이, 악몽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최근 마크롱이 EU 회원국별 언론사 칼럼에서 촉구한 '유럽의 르네상스'를 지지했다.
그는 "의회 진입이 기대되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가 기존의 자유민주당 그룹보다 더 광범위한 세력을 만들 것이지만 이를 지휘할 야망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중도파, 친유럽 개혁파 정치 세력이 민족주의자나 현 정치 세력의 대안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이탈리아 집권 정당 '오성 운동'과의 연맹 가능성을 배제했다.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이탈리아 극우 정당과의 연정 때문이다.
그는 2년 전 '오성 운동'을 자유민주당그룹으로 영입하려다가 반발에 부딪혔다. 그는 "오성 운동이 자유민주당그룹에 가담하는 것이 더는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유럽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을 적들이라고 비판해 온 그는 "살비니는 이민자들이 유럽에 오는 걸 원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살비니가 대중의 두려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베르호프스타트는 영국에서 유럽의회의 브렉시트 협상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그는 그의 업무를 연장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는 "내주 표결에서 영국 의회로부터 명확한 결과 없이 브렉시트 협상이 장기화하는 것은 유럽연합에 최악의 일이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는 유로존 개혁과 이민 문제 같은 어려운 의제에 합의하기 위한 유럽연합의 능력을 약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시간 문제만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우리는 브렉시트로 바쁘다. 향후 수년 내 다시 브렉시트로 바쁘게 되는 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k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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