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조합원 477명 대상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회사에서 장차 임원이 되기를 기대하는 여성 노동자의 비율이 남성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지위 상승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이 아직도 견고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6일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앞두고 공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남성 노동자 가운데 임원인 이사급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의 비율은 10.4%였지만, 여성은 3.8%에 불과했다.
남성과 여성이 기대하는 평균 근속연수가 각각 11.7년, 10.1년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음에도 임원이 되기를 기대하는 여성의 비율은 훨씬 낮게 나온 것이다.
한국노총은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유리천장에 대한 인식이 고착화한 게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21∼28일 직급이 사원 혹은 대리인 한국노총 조합원 4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남자 조합원 211명, 여자 조합원 266명이 참여했다. 95% 신뢰도에 오차 범위는 ±4.4%포인트다.
근속 기간이 5∼10년인 노동자 가운데 차장급 이상 승진을 기대하는 사람의 비율도 남성은 66.7%였으나 여성은 26.2%밖에 안 됐다.
반면, 사원인 노동자 중 자신이 대리급 이상으로 승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하는 사람의 비율은 여성이 56.0%로, 남성(37.1%)보다 훨씬 많았다.
승진에 유리한 주요 부서 배치의 성별 차이에 관한 질문에는 '주로 남성이 배치된다'는 응답이 45.1%로, '주로 여성이 배치된다'(22.6%), '성별과 무관하게 능력에 따라 배치된다'(32.3%)는 응답보다 많았다.
고과평가에서도 '매우 좋음'에 해당하는 S 수준을 받았다는 사람의 비율은 남성(2.4%)이 여성(0.9%)보다 높았다. '매우 나쁨'인 D 수준을 받은 사람은 남성(8.1%)이 여성(13.3%)보다 낮았다.
다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런 격차가 나타난 것은 여성이 차별을 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한국노총의 설명이다.
남성 노동자의 연평균 성과급도 466만원으로, 여성(385만4천원)보다 많았다.
한국노총은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공 부문뿐 아니라 민간 부문까지 종사자의 성별 임금 현황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공개하는 '임금 공시제'가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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