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평일 절반인 563명 방문·인근 레일바이크도 5일 34명 직격탄
(원주=연합뉴스) 김영인 기자 = 미세먼지로 전국이 잿빛으로 뒤덮인 6일 낮 강원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 출렁다리에는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다.
출렁다리 입구인 간현관광지 주차장에는 관광버스 3대와 승용차가 드물게 서 있을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지난해 1월 11일 개장 이후 1년 만에 186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주말과 휴일이면 5천여 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평일에도 1천∼2천여 명이 찾아 원주 관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달 들어 극심한 미세먼지 속에서도 연휴인 1일 4천951명에 이어 2일 4천901명, 3일 2천766명이 찾았다.
그러나 4일 휴장에 이어 5일에는 고작 563명이 방문해 평일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급감했다.
출렁다리를 찾은 한 관광객은 "계곡을 가로지른 높이 100m, 길이 200m의 아찔한 다리가 워낙 심한 미세먼지로 계곡 아래가 잘 보이지 않는 등 오히려 무서움을 덜어줬다"라고 말했다.
출렁다리 인근 레일바이크도 미세먼지 직격탄을 맞았다.
이곳은 연휴인 1일 750명과 2일 858명이 찾았으나 3일 438명에 이어 4일에는 12명, 5일 34명으로 곤두박질쳤다.
간현관광지에서 음식업소를 운영하는 A 씨는 "출렁다리 개장 이후에도 미세먼지가 심각한 적이 있었으나 요즘처럼 손님 발길이 끊긴 것은 처음"이라며 "빨리 미세먼지가 걷혔으면 좋겠다"고 울상지었다.
올해 들어 원주지역에서 초미세먼지가 없는 날은 닷새 중 하루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전체가 먼지로 뒤덮인 5일 원주시 명륜동은 초미세먼지(PM2.5) 수치가 ㎥당 166㎍(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았다.
원주지역은 지난달 15일부터 무려 19일째 초미세먼지가 '나쁨' 이상 등급을 유지 중이다.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이 운영하는 '에어 강원'에 따르면 원주시 대기오염 측정 결과 초미세먼지가 나쁨 기준치인 35㎍을 넘지 않은 날은 1월부터 5일까지 64일 중 13일(20.3%)뿐이다.
이번 겨울은 먼지를 씻어 낼 눈과 비가 내리는 날이 줄어 지난해 같은 기간 22일보다 초미세먼지 발생일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원주시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7㎍/㎥로, 서울시 46㎍/㎥와 비교해도 매우 높다.
이 기간 원주시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인 50㎍/㎥를 초과한 일수도 936일이나 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지난 2016년 연구를 통해 원주는 미세먼지 배출원이 적지만 북서풍에 의해 외부에서 유입된 뒤 산맥에 가로막혀 대기 혼합층 고도를 넘어 확산하지 못하고 정체돼 대기질이 나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원주시는 대기오염 저감을 위해 올해 예산 8억원을 들여 노후 경유차 727대의 폐차를 지원하고 전기차와 전기 이륜차 구매 장려에 25억2천500만원을 투입한다.
또 읍·면·동주민센터에 미세먼지용 마스크 4만 매를 보급하고 추경안에 도로 물청소 예산을 1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kimy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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