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업체 "해당 품목 구하기 힘들다" 대체 납품 건의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군 보건소가 주민 건강관리에 필요한 의약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독점 공급권을 가진 업체(도매상)가 주문한 성분의 의약품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7일 이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1월 공개입찰을 통해 A 업체와 462종, 5억7천800만원 어치의 의약품 구매 계약을 했다. 올해 이 보건소와 관할 지소 등에서 주민 건강을 돌보는 데 쓸 의약품이다.
입찰 목록에는 의약품마다 성분과 함께 복수의 상품명이 표시돼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혈압·당뇨·관절염 등 만성 질환자는 약품을 함부로 바꿀 수 없다 보니 성분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동일 성분에 한해 3∼4개 제약사 제품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보건소는 한 달 전 재고가 바닥난 의약품 106종에 대한 납품을 주문했지만, 아직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A 업체는 해당 의약품 확보에 실패한 뒤 다른 약품으로 대체해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업체 관계자는 "일부 제약사와 도매상이 유통을 독점하면서 일부 의약품의 수급이 원활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들의 담합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감독기관에 요구했고, 보은군 보건소에도 사정을 설명한 뒤 다른 약품으로 대체해줄 것을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안전부 예규 등에는 의약품 구매 시 특정 제약사나 제품명을 표시하지 못하게 했다"며 "보은군 보건소가 유독 까다로운 조건을 강요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건소 측은 제약사나 약품명을 바꾼 대체 납품은 불가능하다는 태도다.
보건소 관계자는 "약품 목록은 의료진 회의를 거쳐 부작용이 가장 적은 것으로 정한 것"이라며 "기한 내 납품이 이뤄지지 않으면 A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맞섰다.
이 보건소는 최근 B 업체를 통해 진료에 필요한 필수 의약품을 긴급 구매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품목별로 1∼2개월 치 의약품을 여유 있게 확보한 상태여서 진료 공백 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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