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최초 여자 수탁생도·日방위대 위탁교육 장학생 등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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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공군사관학교 제67기 졸업 및 임관식이 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거행된다고 공군이 7일 밝혔다.
졸업과 동시에 공군 소위로 임관하는 148명(여생도 9명 포함)의 신임장교들은 4년간의 학위교육과 군사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전공에 따라 이학사, 문학사, 공학사 학위와 군사학사 학위를 동시에 받는다.
임관자 가운데 6·25전쟁 참전용사 손녀로 대통령상을 받는 김도희(23) 소위, 한국광복군 창설 요원이었던 독립운동가 고(故) 유해준 장군의 손자 유형민(23) 소위, 최초 외국군 수탁 여생도로 졸업하는 필리핀 칠리안 페냐로자 생도, 일본 방위대 위탁교육 중 국제장학생상을 받은 박기범(22) 소위 등이 관심을 끈다.
전체 수석으로 대통령상을 받는 김 소위는 6·25 참전용사이자, 국가유공자인 할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어릴 적부터 군인과 조종사에 대한 꿈을 꾸고 공사에 진학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며 세계를 무대로 큰 꿈을 가지라'는 조언이었다.
김 소위 조부 고(故) 김영준 선생은 켈로부대(KLO)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대북첩보 수집 등 특수임무를 수행했다. 김 소위는 입학 후 4년 동안 교실의 앞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나만의 노트'를 작성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부했다.
장교로서 요구되는 기초체력을 배양하고자 공군사관학교의 '자기주도적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활용, 달리기, 테니스, 승마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심신을 단련했다.
김 소위는 "사관생도 생활을 통해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좌우명을 가졌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부하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지휘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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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민 소위의 조부는 한국광복군 창설 요원이자 독립운동가로 해방 후 육군 소장을 지낸 유해준 장군이다. 유 장군은 1935년 19살의 나이로 독립운동에 뜻을 품고 중국으로 건너갔다. 1936년 조선민족혁명당과 한국독립당에 입당했고, 1937년 황포군관학교에 입학해 중국군 장교로 활동했다. 이후, 1940년 한국광복군 총사령관인 지청천 장군의 전속 부관에 임명되어 광복군 창설 작업에 참여했다.
1942년부터 한국광복군 제2·3지대 간부로 중국에서 광복군을 모집하는 초모공작 활동을 펼쳤다. 이듬해 일본군 점령 지역이던 쑤이위안성에서 일본 헌병에 붙잡혀 2년간 옥살이를 하고 1945년 출소했다. 광복 이후 1945년 육사의 전신인 군사영어학교에 입학해 대한민국 장교로 임관했다.
6·25전쟁 중 연대장으로 안강·기계전투 등 주요 전투에 참전했고, 이후 육군대학 총장과 1군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지내고 1967년 소장으로 전역했다. 1977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으며, 1986년 향년 7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유 소위는 "생도생활 중 겪었던 어떠한 힘든 훈련도, 19살의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에서 겪었을 고초를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었다"며 "조부의 숭고한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데 헌신하는 공군 장교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필리핀의 칠리안 페냐로자 생도는 공사 최초 여자 수탁생도로 졸업한다.
그는 필리핀 공군 대위로서 헬기조종사로 복무중인 오빠를 보며 조종사의 꿈을 키웠다. 2013년 필리핀 통합사관학교에 진학한 그는 1학년 때 국제적 감각을 갖춘 전문성 있는 장교가 되고자 한국 공사 수탁교육에 지원했다.
4년간의 생도생활 중 강도 높은 훈련과 교육에 최선을 다한 페냐로자 생도는 이번 졸업식에서 우수 수탁생도상도 받는다. 귀국 후 필리핀 공군 소위로 임관해 조종사가 되기 위한 비행교육 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생도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동기로 이번 졸업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도희 소위를 꼽았다. 페냐로자 생도가 학업과 훈련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룸메이트였던 김 소위가 물심양면으로 도와 힘겨운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
안중근 의사를 가장 존경한다는 페냐로자 생도는 "안중근 의사가 말씀하신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군인정신을 가슴에 품고 있다"며 "귀국 후 한국 공군과 필리핀 공군간의 우호관계가 지속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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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소위는 일본 방위대 국제장학생상 및 각종 학술대회 수상경력을 가졌다.
그는 일본 방위대 위탁교육에 지원해 2학년부터 3학년까지 2년간 유학했다. 특히 유학생활 중 언어와 문화 차이에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꾸준한 학업과 연구 활동으로 전국대학생 국방정책논문경시대회 최우수상, 국방미래인재학술상 우수상, 해양영토논문경시대회 장려상, 호국보훈문예대회 수필 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박 소위는 "사관학교에서 배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며 "조국영공 방위의 최전선을 지키는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공사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았다.
이날 졸업 및 임관식 행사에 임시정부 김구 주석 경호관이었던 독립운동가 오상근 옹을 초청하고, 드론으로 하늘에 '70'을 그리고, 종이비행기 70대를 날릴 계획이다.
공사는 정예 보라매의 요람으로 1949년 개교한 이래 1만여 명의 공군 장교를 배출했다.
작년 12월에는 사관생도들이 초소형 인공위성을 제작했다. 또 반구형 스크린에 천체를 투영하는 돔형 극장인 천체투영관과 인공위성 교육센터 등 최신 교육시설의 건립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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