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 감독으로 '추가시간 기적'…맨유 솔샤르 마법은 계속

입력 2019-03-0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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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 감독으로 '추가시간 기적'…맨유 솔샤르 마법은 계속
20년 전 '우승골'·이번엔 PK로 16강 역전극 지휘…정식 감독 가능성 커져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선수 시절 후반 추가시간 '기적의 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맨유)를 유럽 정상으로 이끌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46·노르웨이) 감독대행이 지도자로도 추가시간에 명승부를 남겼다.
솔샤르 대행이 이끄는 맨유는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을 3-1로 물리쳤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을 0-2로 내줘 패색이 짙었던 맨유는 1·2차전 합계 3-3 동점을 이룬 뒤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2차전에서 로멜루 루카쿠의 전반 두 골로 힘겹게 추격했고, 후반 추가시간 비디오 판독(VAR) 끝에 선언된 페널티킥으로 승리를 따내는 드라마를 썼다.
시즌 초반 감독 경질까지 이어졌던 위기, 소방수로 등장한 '레전드', 그 레전드가 이끈 팀의 상승세가 대역전극으로 정점에 달하며 이번 맨유의 8강 진출을 20년 전 '캄 노우의 기적'과 비교하는 평가가 나온다.
1998-1999시즌 결승전 후반 추가시간 두 골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때, 그리고 이번 '파리의 기적'에도 솔샤르 대행이 중심에 있었다.


솔샤르 대행은 1999년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 노우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승 골로 맨유의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당시 후반 36분 교체 투입된 그는 후반 추가시간 3분 2-1 승리로 이어진 팀의 두 번째 골을 꽂아 일등공신이 됐다.
지도자로 맞이한 이 날의 상황은 20년 전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
홈 1차전에서 완패해 다득점이 필요했고, 당시 퇴장당한 폴 포그바를 비롯한 많은 선수가 부상이나 징계 등으로 빠져 온전한 전력을 가동하기 어려웠다.
그런데도 경기 전날까지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던 솔샤르 감독의 말은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 않았다.
솔샤르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투입해 패기를 살렸고,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는 경기로 드라마를 써냈다.
이날 맨유의 승리는 단순한 1승 외에 많은 걸 남겼다.
챔피언스리그 단판 승부에서 홈 1차전 두 골을 내주고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둔 건 이번 맨유가 처음이다.
솔샤르 대행 체제 17경기에서 맨유는 PSG와의 16강 1차전 패배를 제외하면 14승 2무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까지 원정에선 9연승으로 구단 최다 원정 연승을 기록했다.

솔샤르 대행 체제의 맨유가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식 감독 선임 여론에도 더욱 힘이 실렸다.
맨유 수비수 출신 리오 퍼디낸드는 BT 스포츠에 출연해 "솔샤르는 10대 유망주 3명을 투입하는 용감한 선택을 했다. 그는 이 팀에 믿음을 다시 가져왔다"며 맨유가 솔샤르 대행과 정식으로 계약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솔샤르 대행은 "내가 계속 있을지 아닐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맨유의 서포터이기도 하니까, 맨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두 달이든 석 달이든, 얼마를 더 하든 즐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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