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연주 취소 '캔슬의 여왕', 5월 예술의전당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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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피아노 여제', '건반 위 활화산' 등으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타 아르헤리치(78)가 오는 5월 7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2010년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과의 협연 공연 이후 9년 만에 성사된 내한 공연이다.
그는 불꽃 같은 연주와 강렬한 타건, 예리한 테크닉으로 세계 최정상 피아니스트로도 오랫동안 군림했다.
1994년 기돈 크레머와의 첫 내한 공연 당시 여성 연주자로는 드물게 타건으로 피아노 건반 줄을 끊어 한국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청중을 사로잡는 연주를 펼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 탓에 악명도 높다.
몸 상태가 나쁘거나 준비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밥 먹듯 연주를 취소해 '캔슬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2013년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와의 듀오 내한 연주회도 오랜 지병인 저혈압 때문에 공연을 2주가량 앞두고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공연은 바흐 무반주 첼로 리사이틀로 대체됐다.
그는 1957년, 16세 나이로 부조니 콩쿠르와 제네바 콩쿠르 우승, 1965년 쇼팽 콩쿠르 우승을 연달아 거머쥐며 단숨에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야성적인 거장의 풍모를 지녔지만 예민하고 연약한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무대 공포증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홀로 무대에 서는 것은 너무 외롭다며 언젠가부터 독주회는 거의 열지 않는다.
함께 하는 무대를 좋아하는 아르헤리치의 분신 같은 존재가 일본의 벳부 뮤직 페스티벌이다. 그는 20년 넘도록 음악 감독으로서 이 음악 페스티벌을 지킨다.
이번 내한 공연도 벳부 뮤직 페스티벌에서 연장된 특별 콘서트로 열린다.
그가 특별히 아끼는 피아니스트 임동혁과의 듀오 무대가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두 사람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을 연주한다. 올해 발매 예정인 임동혁 5번째 워너 클래식 앨범에서도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곡이다.
이들의 듀오 연주 외에도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종달새',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등을 감상한다. 서울시향 수석 단원들과 플루티스트 최나경도 출연한다.
아르헤리치 딸이자 공연 해설자로 활동하는 애니 뒤투아가 해설을 맡는다. 6만~1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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