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총리 아내·현 총리 어머니 마거릿 트뤼도, 5월 시카고 세컨드시티 극단 무대에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쥐스탱 트뤼도(47) 캐나다 총리의 어머니이자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1919~2000)의 전처인 마거릿 트뤼도(70)가 미국 시카고에서 모노드라마(1인극)에 도전한다.
시카고의 유서깊은 극단 '세컨드 시티'(The Second City)는 6일(현지시간), 트뤼도가 미국 '어머니의 날'(Mother's Day) 주간인 오는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시카고 올드타운의 세컨드 시티 UP 코미디 클럽에서 '서튼 우먼 오브 언 에이지'(Certain Woman of an Age)라는 제목의 자전적 1인극을 공연한다고 발표했다.
트뤼도는 스물두 살 때인 1971년, 30년 연상의 트뤼도 총리와 결혼해 쥐스탱 등 세 자녀를 낳았다. 그러나 1977년부터 별거하다 1984년 트뤼도 총리 재임 마지막 달에 이혼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열여덟 살 때 캐나다 법무장관이던 남편을 만나 결혼과 함께 '퍼스트 레이디'가 된 트뤼도는 1970년대부터 화려한 남성 편력으로 숱한 타블로이드 매체 면면을 장식했다.
퍼스트레이디 시절 자신의 이름을 딴 TV 토크쇼를 진행하기도 한 그는 에드워드 케네디 연방상원의원(1932~2009), 배우 라이언 오닐(77), 잭 니콜슨(81) 등과의 염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롤링스톤스 멤버 믹 재거(75),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1928~1987) 등과 파티를 벌이고, 1979년 남편 트뤼도 총리가 재선에서 패한 날 밤에도 뉴욕 나이트클럽 '스튜디오 54'에 나타났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1984년 오타와의 부동산 재벌 프리드 켐퍼와 재혼해 두 자녀를 낳고 살다가 1999년 이혼했다.
트뤼도는 "아주 긴 시간 내 삶은 리얼리티 쇼 같았다"면서 "그 이야기들을 무대 위에서 풀어보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유분방하고 화려한 삶의 이면에서 오랫동안 양극성 장애(조울증)와 싸워 온 사실을 털어놓으며 "최근 수년간 이 문제에 관해 글을 쓰고, 강연하고, 인터뷰에 응하며 지냈다. 5월 시카고에서 첫선을 보일 연극의 중심 테마도 바로 이것"이라고 밝혔다.
트뤼도는 "지난 13년간 정신질환 환자 권익 옹호 활동을 벌이며 500회가 넘는 강연을 했다"면서 "캐나다 사람들은 나를 아주 잘 알고, 덕분에 내 명성이 아니면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을 사람들 마음 문까지 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1인극 데뷔 무대를 시카고 세컨드 시티로 정한 데 대해 극단 소유주 앤드루 알렉산더의 캐나다 출신 아내 다이앤과의 오랜 친분 때문이라고 공개했다. 세컨드 시티는 현존하는 미국 최초의 즉흥 코미디 극단으로, 시카고의 별칭 '세컨드 시티'(19세기 이전, 뉴욕 다음으로 큰 도시라는 뜻)에서 이름을 따왔다.
트뤼도는 젊은 극작가 알릭스 소블러와 함께 대본을 공동 집필했으며, 연출은 킴벌리 시니어가 맡았다.
그는 시카고 관객의 반응에 따라 뉴욕 오프브로드웨이(Off-Broadway) 공연, 캐나다 투어, 드라마 전문채널 'HBO' 방영 등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트뤼도는 아들의 총리 재임기간에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자녀들 모두 내가 하는 일들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여준다"며 "내가 정신건강 문제를 털어놓은 후 진정한 대화의 문이 열렸다. 쥐스탱(트뤼도 총리)도 그 대화가 지속되길 원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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