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독자 투자기업' 허용 분야도 확대키로
美와 무역협상 타결하고, 외국인투자 유치 의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될 전망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의회격인 전인대는 다음 주 외국인 투자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외국인 기업의 내국민 대우, 외국인 독자 투자기업 허용 분야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외국인투자법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닝지제 국가개발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전날 전인대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파트너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도록 강요받는 대신 더 많은 업종에서 지분을 100% 소유한 독자 법인 설립을 허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이다.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대가로 합작법인에 참가하는 중국 측 파트너에 대한 강제적인 기술이전을 요구받는다는 것이 미국 측 주장이지만, 중국은 이를 부인해왔다.
중국이 외국인투자법에 기술이전 강요를 금지하는 조항을 넣기로 한 것은 무역전쟁 종식을 위해 미국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는 테슬라나 광둥(廣東)성에 화학 공장을 세우는 바스프 등을 돕기 위해 태스크포스도 가동할 계획이다. 이들 공장은 테슬라와 바스프가 100%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닝 부주임은 "중국은 농업, 광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서 개방 조치를 확대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진입할 때 장벽도 제거해 중국 기업과 외국 기업이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안이 통과된 후에 정부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 달래기에 나선 것은 미국과 무역 협상의 원만한 타결을 원하는 것도 있지만, 무역전쟁 등으로 경기하강이 뚜렷해지면서 외국인투자 유치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는 1천350억 달러로 전년보다 3% 늘어나는 데 그쳐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정부는 올해 반드시 안정화해야 할 6대 분야로 고용, 성장, 무역, 국내 투자, 시장 기대감과 함께 '외국인투자'를 꼽았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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