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 "'왕이 된 남자' 사극의 새로운 지평 열어젖혀"

입력 2019-03-07 16:31  

장광 "'왕이 된 남자' 사극의 새로운 지평 열어젖혀"
"여진구, 순박하고 연기력 뛰어나…김희원 PD는 열정 대단"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왕이 된 남자'로 사극의 한 장르가 새롭게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2012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2019년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의 공통점을 찾자면 배우 장광(67)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원작 영화와 리메이크 드라마에 모두 출연한 유일한 배우로, 조 내관이라는 똑같은 역할을 원작과 리메이크에서 각각 한 번씩 연기했다.
그는 영화와 TV 드라마에 나란히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희원 PD가 처음부터 절 생각했다고 하더라"라며 말문을 열었다.
"다른 배우들은 전부 연기자가 바뀌는데 조 내관은 저 말고는 다른 사람이 도무지 안 떠올랐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서 원작과 전혀 다른 작품이 나올 것 같아서, 또 조 내관의 새로운 이미지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서 흔쾌히 승낙했지요."
장광은 원작엔 없고 드라마에 새로 추가된 설정이나 이야기 중 좋았던 점으로 "8회에서 도승지 이규가 진짜 왕 이헌을 죽여버리는 것"을 꼽았다.
"드라마의 터닝포인트라고 해야 할까요. 거기서부터 드라마가 새로 시작되는 것 같았죠. 또 이건 정말 기존에 없었던 얘기거든요. 대부분 사극에서 왕이 죽는다고 하면 반란이 일어나 왕이 축출되는 정도지, 충성스러운 신하가 나라를 위해 왕을 바꿔버린다는 건 정말 센세이셔널하고 충격적이었어요."



그는 똑같은 배역으로 다른 매력의 연기를 보여준 이병헌(49)과 여진구(22)에 대해 "이병헌이 나이 차 나는 형제라면 여진구는 아들 같았다"고 말했다.
"이병헌 씨와 연기했을 땐 형제 같은 느낌이었어요. 실제로 중학교 선후배지간이기도 했고요. 이병헌 씨는 쉴 땐 농담도 하다가 연기할 땐 프로페셔널하게 변신하는 노련함이 인상 깊었죠. 당시 전 영화를 막 찍기 시작한 때라서요. 반면 여진구 씨와는 아버지와 아들 같았던 것 같아요. 또 20대 초반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열정과 연기력을 갖고 있어요. 아역으로 시작한 배우들은 안 좋은 세계에 물드는 경우가 없잖아 있는데 이 친구(여진구)는 굉장히 순박해요."
영화 같은 연출을 선보인 김희원 PD에 대해선 "그런 열정은 정말 처음 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하는 몇 달간 뭘 먹는 모습을 못 봤어요. 왜 안 먹냐고 물어보니 '먹으면 정신이 흐려진다'며 촬영할 땐 잘 안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또 작품을 훤히 다 꿰고 있고 머릿속에 콘티가 이미 다 짜여 있어서 뭘 찍어야 할지 바로바로 나와요. 카메라에 대한 지식도 아주 해박하고요. 그래서 그림이 잘 나왔던 것 같아요."



딸이 가족끼리 모여있는 단톡방에 올려주는 댓글을 통해 누리꾼들의 반응을 접한다는 그는 '귀엽다'는 얘기를 촬영 현장에서도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극 중 제일 좋아하는 장면으로 조 내관이 하선에게 곶감을 하나 얻어먹는 장면을 꼽았다.
"처음엔 귀엽다는 소리가 쑥스럽기도 했는데 현장에서도 많이 들어요. 한번은 카메라 감독이 찍으면서 웃음을 참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러면서 '선생님, 꼭 건강하셔야 해요. 이런 역할은 정말 다른 배우들한테서 찾을 수 없어요'라고 하던데, 너무 감사했죠. 개인적으로 명장면을 하나 고르자면 제일 재밌었던 곶감 장면입니다."(웃음)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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